이현수(자연과학12)

기자명 성대신문 (webmaster@skkuw.com)

당신은 시간이란 개념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시간 속에서 문화생활을 하고, 시간 속에서 공간을 이동하며, 시간 속에서 숨을 쉬고 있다. 그러한 모든 것의 배경이 되는 시간. 궁금하지 않은가? 시간이란 개념이, 또 시간의 흐름이란 것이. 일단 여기선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만 가볍게 한 번 생각해 보자.
물리학적 입장에서 시간이란 무엇일까? 고전물리학 입장에서의 시간은 단순히 3차원 공간에서의 물리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공간좌표와 독립적으로 도입한 매개변수이다. 물론 시간을 하나의 좌표로 쓰기도 하지만, 시간은 3차원의 다른 상하, 좌우, 높이 좌표와 다르게 일정하게 흐르며 역행이 불가능하다. 이 시간을 하나의 단위로 나타내기 위해 지구의 공전을 기준으로 잡기도 하고, 자전을 기준으로 잡기도 하며, 세슘원자의 굉장히 일정한 전이진동을 기준으로 잡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은 정말로 절대적으로 흐를까?
아인슈타인에 의하면 시간은 상대적이다. 당신이 빛의 속력에 근접하면 근접할수록 시간은 무한대로 팽창하여 빛의 속력에 근접하는 것을 방해한다. 그리고 당신이 정확히 빛의 속력으로 움직이게 될 때, 시간은 멈춘다. 그리고 아인슈타인은 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단순한 그의 공식에만 따르면 빛보다 빠르게 되면 시간을 역행하게 되기 때문이다. 사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주제로 한 영화와 소설들은 여기서 나온 아이디어를 많이 사용했다. 또한 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은 모순점과 문제점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재미있는 철학적 고찰이나 평행 우주 같은 개념들이 많이 등장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해 주기도 하였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대한 현대 대중들의 주류 시대사상은 뉴턴이 살던 시대에 비해 꽤나 유동적으로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이번엔 생체적 입장에서 시간의 흐름을 한번 바라봐 보자. 사람(동물)들에게 있어서도 시간은 매우 주관적으로 흐른다. 사람들의 심리적·신체적 상태에 따라 시간의 흐름이 각자 다르게 느껴진다는 뜻이다. 심리적 입장에서 예를 들어보면, 당신이 특정 강의를 듣는다고 가정했을 때, 당신의 상태가 아랫배가 매우 아픈 상태인지, 아니면 달콤한 잠을 자고 있는지, 심지어 강의가 당신의 관심사에 맞는지의 여부로도 강의의 시간 흐름은 당신에게 있어서 달라질 것이란 뜻이다. 또한, 시간의 흐름은 당신의 기억에도 지배를 받는다. 간단히 책상에서 자다 깼을 때, 몇 분만 졸은 줄 알았지만 실제론 몇 시간을 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다. 신체적 입장에선 주관적 시간의 흐름을 더욱 확연하게 알 수 있다. 당신이 몇 개월에 걸쳐서 심신이 안정된 상태에서 60초를 약 1초의 오차 범위 내로 셀 수 있도록 훈련받았다고 하자. 이런 당신에게 낙하산 배낭을 매여주고 하늘에서 떨어뜨리며 60초를 세도록 시킨다면 당신이 아무리 집중한 상태로 60초를 센다고 해도 아마 4~50초 만에 다 세 버릴 것이다. 극한적 상황에서 당신은 부신 속질에서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며 뇌의 의식과 판단속력을 가속시키기 때문이다. 즉, 당신의 입장에서 시간은 말 그대로 느리게 가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시간은 굉장히 상대적이고 인간 중심적이며 주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가? 근본적으로 인간이 시간이란 개념 자체를 인간의 감각을 중심으로 부여한 것이니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