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신애 기자 (zooly24@skkuw.com)

9월 5일,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내 생애 첫 인터뷰다. 사진기자로서 다른 부서 기자의 인터뷰는 수없이 동행해봤지만, 이번엔 나의 인터뷰다.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만으로도 온몸의 세포가 쫄깃해지는 기분이 든다. 성대신문의 기자라는 직함에 앞서 개인적으로 무용을 전공하는 학생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이정윤 동문은 한없이 어려운 사람이다. 어릴 적 꿈꿔오던 국립무용단의 전문 무용수를 무대가 아닌 곳에서 만나게 되다니 생각만으로도 벅차다. 지금 나의 기분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인터뷰를 약속했던 오후 6시가 되자 점점 더 마음이 분주해졌다. 버스에 올라 진정되지 않는 마음을 부여잡고 꼬깃꼬깃한 질문지를 몇 번이나 다시 들여다봤는지 모르겠다. 관객이 돼 공연을 보기 위해서나 향하던 국립극장을, 극장이 아닌 무용단연습실로 향하게 되니 발걸음이 이상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 두 시간은 아마 9월 중 최고조의 긴장 상태가 아니었을까.
신문사로 돌아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녹취록을 듣다 보니 나 너무 벌벌 떨었나, 왜 저리 횡설수설인지, 사심 가득 담아 인터뷰를 진행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들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비록 9매 분량의 짧은 기사지만 한 글자 한 글자 그의 아름다운 몸짓을 조금이나마 글자로 녹여내고 싶었다.
성균인 인터뷰를 시작으로 9월은 내게 정신없이 바쁜 달이었다. 특집기사부터 부서기사, 기수기사 탓에 일주일을 빽빽하게 채워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심지어 지난주는 최초로 신문사에서 토요일 아침을 맞이하기도 했다. 다행히도 이번 인터뷰 기사를 끝으로 당분간은 큼직한 기사를 쓸 일이 없다. 신문사 때문에 정신없이 달려오던 한 달간 놓친 것이 참 많다. 몸이 바빠 마음이 지쳐버렸다. 여유를 되찾고 잃어버린 것들을 욕심내고 싶다. 서서히 찬바람이 불고 있다. 조금은 이르지만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살금살금 손을 녹이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 쌀쌀하지만 나른한 겨울을 하루빨리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