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 스케치

기자명 나영인 기자 (nanana26@skkuw.com)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청바지 패션쇼 무대에 올라와 청년들과 함께 하고 있다. / 김지은 기자 kimji@skkuw.com
지난달 31일 광화문 광장에서 ‘청.바.지 쇼’(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가 열렸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이하 청연)은 대통령 선거를 향한 청년들의 바람을 정치권에 전달하고, 관심을 고취하고자 이 행사를 주최했다. 메인 이벤트인 ‘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를 비롯해 △인권 사진 전시회 및 청년문화단체 초청 부스전 △We are the one 디제잉 쇼 △공연 네 꿈을 펼쳐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내기 위해 모인 이날, 직접 현장으로 가 그들의 외침을 들어봤다.

대선을 49일 앞두고 광화문 광장은 젊은 대학생들로 시끌벅적했다. 오후 4시쯤 도착하니 ‘청.바.지 쇼’라는 행사의 제목처럼 많은 사람이 청바지를 입고 광장을 누비고 있었다. 광장 중심에는 여성 및 노동자와 관련된 인권 사진들이 전시됐다. 또 대학생동물보호연합동아리나 해외안전여행 대학생 서포터즈와 같은 청년문화단체의 부스들이 게임, 퀴즈와 같은 이벤트를 열었다. 광화문 앞에 설치된 무대에서는 서울대학교 흑인음악동아리 ‘바운스팩토리’가 추운 날씨에도 열정적인 공연을 하고 있었다. 이날은 오후 5시부터 한 시간 반 동안 직업과 나이가 다른 청년들이 무대에 올라 자신들의 꿈을 마음껏 펼쳤다. 여중생 밴드 데일밴드, 뮤지컬 화랑 등 9개 팀이 무대에 올랐다. 광화문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들이 구경하기도 했다. 이윤주 씨는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줄어드는 때에 이런 행사가 열렸다는 것은 매우 뜻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해가 지고 축제가 무르익어 갈 무렵, 갑자기 비가 내렸다. 추운 날씨와 내리는 비 때문에 구경하던 많은 사람이 도중에 돌아가기도 했다. 뒤이어 개그맨 김기욱의 사회로 메인 무대인 소통을 주제로 한 ‘청년이 바라는 지도자 쇼’가 시작됐다. 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무관심과 그들이 바라는 지도자상을 담은 동영상이 상영된 후 강남스타일 플래시몹과 같은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비가 그칠 무렵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구름 떼 같은 취재진을 몰고 현장을 방문해 패션쇼를 관람했다. 청년들이 원하는 정책을 다가가기 쉽게 표현하기 위한 패션쇼에서는 청바지를 입은 대학생들이 ‘소통이 잘 되는 지도자’와 같은 그들이 원하는 지도자상이 쓰인 피켓을 들고 걸었다. 뒤이어 청연 회원들이 한 달여간 여덟 차례에 걸친 시도지부 공청회를 통해 만든 일자리 창출, 양극화 해소와 같은 10개 분야 50여 개의 정책 제안서를 대통령 후보자에게 전달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대신해서 박홍근 청년위원장이 정책 제안서를 전달받았다. / 김지은 기자 kimji@
이날 직접 참석한 박 후보와 함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각각 대신해서 온 박홍근 청년위원장과 금태섭 상황실장이 제안서를 전달받았다. 박 위원장과 금 상황실장은 제안서를 받은 후 “꼭 실천하겠습니다!”고 크게 외쳐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정책 제안서가 전달된 뒤에는 화합을 주제로 한 하우스룰즈와 함께하는 디제잉쇼가 이어졌다. 청바지 쇼를 마무리하는 무대인 만큼 한 시간여 동안 청년들이 다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며 즐겼다. 화려한 조명과 시끄러운 음악 속에서 축제는 끝이 났다.
청바지 쇼는 기존 정치문화축제와는 다르게 청년들의 의견을 사진전과 게임, 공연 등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청연 이연주 대표 위원장은 “청년들이 바라는 지도자상을 후보들에게 전달하고자 한 의미가 잘 표현된 것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하지만 “춥고 비 오는 날씨와 공간의 특성상 직장인과 학생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비쳤다. 대선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을 축제로 나타내어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주체가 청년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줬으나, 일반 청년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앞으로는 이런 축제가 더 많은 청년들의 관심 속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