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지윤 기자 (jeeyoonc94@skkuw.com)
▲ 지난달 27일, 인문관 외벽 게시판이 철거됐다. 김은솔 기자 eunsol_kim@

지난달 27일 퇴계인문관(이하 인문관) 외벽에 위치한 게시판이 유학·문과대학 행정실(이하 행정실) 측에 의해 전면 철거됐다. 이 과정에서 행정실이 해당 단과대 학생회와의 협의 없이 철거를 진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학생 사회의 반발이 일고 있다.
채희철 유학·문과대학 행정실장은 “인문관 게시판 관리에 대한 책임은 행정실에 있다”며 “외벽 게시판이 관리 없이 방치돼 환경미화 차원에서 철거했다”고 전했다. 채 실장은 추가적으로 △교내에 이미 대자보를 게시할 공간이 충분하다는 점 △애초에 외벽 게시판의 용도가 학사공지의 수단이었다는 점 △타 건물 외벽에는 게시판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철거의 근거로 제시했다.
행정실이 일방적으로 게시판을 철거했다는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학내 곳곳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학대 사회과학학회 무빙 △자연과학대학 사회과학학회 여름 △제44대 문과대 학생회 ‘응답하라, 문과대!(회장 정소희·철학11, 부회장 주미연·프문12)’ △중앙동아리 노동문제연구회 △프로젝트 류 등의 학생단체는 페이스북과 대성로 중앙게시판을 통해 본 사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귀란(사회12) 노동문제연구회 전 회장은 “게시판은 환경 미화의 대상이 아니다”며 “소통 창구의 기능을 수행하는 게시판의 수가 오히려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반발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문관 외벽 게시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인문관 내부도 환경미화의 목적으로 건물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건물 내부에 존재하던 기존의 게시판 역시 철거되거나 교체가 이뤄졌다. 앞으로는 △A4 △A3 △포스터 크기로 게시물을 규격에 맞춰 게시해야 하며, 부착 시 게시기간을 함께 표기해야 한다. 규격을 초과하거나 게시기간 3주를 경과한 게시물은 모두 철거된다. 한편 연세대의 경우 학칙상 단과대 사무실이 게시판 관리를 맡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최대한의 자유가 보장된다. 연세대 총학생회 노경호(사회08) 집행위원장은 “대자보나 게시물을 규격에 따라 구분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유롭게 붙이는 것을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