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나다영 기자 (gaga0822@skkuw.com)

박 대통령은 지난달 24일과 25일 헤이그에서 열린 핵 안보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담은 양국 정상 취임 후 네 번째 만남으로서 북한 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등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한 협력방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이에 중국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회담에 임했는지 <차이나 포커스 11호>와 성균중국연구소 서정경 연구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진단해봤다.

#정상회담 이전에 ‘시진핑-리커창’ 체제 출범 이후 제12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2차 회의가 열렸다.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
*양회(兩會)에서 드러난 시진핑 정부의 대외정책 방향은 이전부터 천명한 평화발전 노선을 유지하는 동시에 ‘핵심이익 수호’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평화를 원하지만 결코 국가의 정당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얼핏 보기에 서로 모순되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과거 중국이 핵심이익이라 규정한 것들은 미국과의 대만 분쟁, 티벳의 분리 등 주로 주권 및 영토문제였다. 주목 할 점은 최근 이것 외에도 안정, 발전 이익 등 보다 포괄적인 개념을 포함하는 것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재 동아시아에서의 다양한 사안들인 △방공식별구역 문제 △조어도 분쟁 △난사군도 분쟁 △북핵 및 한반도 통일문제 등이 핵심이익 개념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대치 영역이 확대돼 간다면 이는 국제사회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직 한반도 지역에 대해선 ‘핵심이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진 않고, ‘중대한 관심지역’이라는 입장까지 표현한 상태다.

#중국이 ‘적극적 주변외교’를 표방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의미인가.
중국은 1949년부터 강대국과의 외교 관계를 굉장히 중시했으나, 최근 지리적으로 가까운 주변국 외교도 함께 중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냉전시대부터 소련과 담합해 미국과 대립했고, 70년대는 데탕뜨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노력했다. 그런데 90년대 후반부터 중국위협론을 불식시키기 위해 동아시아 국가들을 주 대상으로 한 주변외교를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작년 시진핑은 주변국을 대상으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방문 외교를 펼쳤다. 각종 경제협정을 체결하고, ‘실크로드 경제지대’ 등 새로운 구상을 제창했다. 이것은 전통적 화이질서관을 바탕으로 중국의 권리와 영향력을 확대해 미국의 동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응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본과의 관계에서 중국 측이 위안부 문제를 이슈화시키고, 올해를 ‘중일전쟁 120주년’으로 선언하는 등 역사문제가 붉어지고 있다. 이것도 ‘핵심이익’에 속하는 것인가.
일본과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역시 조어도(일본명 센카쿠) 지역 문제다. 최근 동아시아 지역 내 민족주의의 고조 분위기 속에서 중일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은 일본 위안부 문제의 연구를 심화시키고 ‘안중근 의사기념관’ 등을 설립하는 등 역사문제를 통해 한중 간 공조태세를 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을 견제하고 고립시키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문제에서는 어떤 태도를 취하고 있는가.
한반도 이슈에 대해 중국은 △비핵화 △한반도 안정 △평화적 해결이라는 일관적 입장을 표줄해왔다. 그리고 남북 간 ‘자주, 평화적’ 통일을 지지한다. 이번 회담에서도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지지했다. NPT 체제하에서 중국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반대, 억제하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핵실험을 실시한 북한에 대해 중국이 내부적 지원과 원조를 제공해온 사실을 두고 국제사회에 중국의 제1목표가 ‘비핵화’보다는 ‘북한체제의 안정’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평가가 있었다. 실제로 중국은 북한이 가진 지정학적 가치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갖는 것도 원하지도 않지만, 북한 내부에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해 주한미군이 개입하고 미군세력과 접경하게 되는 상황을 더욱 더 원하지 않는다.

#향후 우리가 취해야 할 방안은.
한중관계에서 △군사 △안보 △정치 방면에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중국을 과거 냉전시대 적으로 보았던 시각에서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이루기 위한 중요한 파트너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보다 더 큰 목표를 위해 한국이 중국과 신뢰를 쌓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