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위험, 원자력 발전
가려진 위험, 원자력 발전
  • 유하영 차장
  • 승인 2017.03.07 10:30
  • 호수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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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유은진 기자 qwertys@

‘여기서 발전소가 폭발했다고 발표하고 국가재난 사태를 선포할까요? (중략) 그렇게 되면 대구 대전 서울까지 연쇄적으로 다 무너지게 됩니다!’
원자력 발전소 폭발 사고를 다룬 영화 <판도라>에서 국무총리는 ‘국가적 혼란’을 이유로 원전 사고를 은폐할 것을 주장한다. 원전 폭발 사고를 숨겨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는 그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그로 대표되는 영화 속 정부의 모습은 우리나라의 현실과 너무나도 닮아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끔찍한 재난이 우리의 미래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원자력의 위험성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원자력, 그것이 알고 싶다.
원자력이란 핵반응에 의해 얻어지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동력으로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이 바로 원자력 발전이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은 온실가스가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며 원자력 발전은 지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이로운 발전 방식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원자력은 우리 삶에 그저 이롭기만 한 에너지는 아니다. 긍정적인 측면에 가려진 치명적인 위험성이 있다. 기계적 결함과 사람의 실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발생했던 △스리마일 섬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방사능 유출로 인한 피해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피해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후쿠시마의 경우,  '후쿠시마현민 건강조사 검토위원회'에 따르면 사고 발생 당시 116명의 아동이 갑상선암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6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 접근이 불가하다.
지난해 기준 총 24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원자력과 관련해 많은 문제들이 발생해왔다. 2010년에는 신고리 1호기의 시험가동 중 냉각수의 밸브가 열리는 사고가 발생했고, 월성 원전 1호기는 2012년에만 3번 고장 났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따르면 1978년 고리 원전의 첫 가동 이후 국내에서 발생한 사고는 공식 기록만 720여 건이 넘는다. 그리고 최근까지 발생하고 있는 잦은 지진은 원전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의 김미경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우리나라의 영토 대비 핵 발전 밀집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고 세계 1,3,4,7위 규모의 초대형 핵발전소 단지가 모두 위치해 있어 대형 사고의 위험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떨어지는 신뢰도
이렇게 원자력 발전이 위험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부와 원전 업계는 그 위험성을 알리거나 안전을 확보하는데 힘을 쓰고 있지 않다. 오히려 원전 사고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2012년 2월 9일,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원전 1호기가 12분 동안 완전히 정전되었던 사고를 한 달 넘게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당시 가동 중이 아니어서 피해는 적었지만 원전 사고 내용을 즉시 알려야 한다는 ‘원자력 안전법 제74조’를 위반한 사건이었기에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한국 탈핵의 저자이자,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비상임위원인 동국대 김익중 교수는 이에 대해 “원전은 항상 잔열이 있어 열을 식혀줘야 하는데 정전이 되면 냉각수의 순환이 안 돼 원자로 내부의 온도가 올라간다”며 “가동 여부와 상관없이 정전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했고, 이를 은폐했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됐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리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 측은 “이처럼 원전 업계가 사고를 은폐하고 축소하는 경우가 드러나다 보니 국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불신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원안위가 원자력안전정보공개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USNRC)에 비해서는 미진한 상태라며 여전히 부족한 ‘투명한’ 원전 정보 공개에 대해 지적했다.
이렇듯 원자력 발전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원전 홍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원자력문화재단의 브랜드 웹툰인 <아고믹 라이프>가 네이버에서 연재되었다. 캐릭터 ‘아곰이’를 통해 원자력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꾀했으나, 매 화 댓글에는 ‘노후 원전 폐쇄부터 해라’, ‘더 이상의 원자력은 안 된다’ 등 부정적 반응들이 많았다. 물론, 원전의 안전을 감시하는 역할은 원안위가 담당하고 있기에 원자력문화재단에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전 확보는 소홀히 하고 홍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전반적인 상황이 문제라고 말한다. 김 캠페이너는 “원안위가 지난해 고리원전에 2기의 신규 원전의 건설을 허가했는데 이는 안전성 평가 부재, 주민 의견 수렴 미비 등 많은 문제가 있는 결정이었다”며 안전 확보보다 원전 업계를 보호하는 데 치우쳐 있다고 전했다. 또한 “원자력문화재단은 매년 원자력 홍보에 100여 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고, 그 비용은 세금인 전력산업기반기금에서 충당된다”며 많은 국민의 세금이 홍보에 쓰이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 역시 “안전은 홍보가 아니라 안전법을 잘 지켜야 그나마 확보된다”며 홍보에 더욱 집중하는 현 실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결정 - 탈원전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해 가져야 할 태도는 무엇일까. 고리민간원전환경감시기구의 최선수 센터장은 우선 정부와 원전업계가 원자력의 위험성을 솔직하게 인정함으로써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원전은 기본적으로 위험한 시설이기 때문에 사업자가 자꾸 안전하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무조건 원전이 안전하다고 외칠 것이 아니라 불안전한 부분을 없애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전 세계는 원전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세계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6년 17.6%였던 반면, 2014년 10.8%를 기록했고 계속 줄어들 전망이다. 이런 전망 속에서 김 캠페이너는 ‘단계적인 탈핵’을 주장하고 안전과 건강, 경제에 모두 도움이 되는 ‘재생가능 에너지’를 원자력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재생가능 에너지 설비가 부족하기에 지금 당장 모든 원전을 닫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김 캠페이너는 새로운 원전을 짓지 않고,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으며, 재생가능 에너지 확대를 통해 점진적으로 에너지 시스템 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런 정책적 노력과 함께 대학생들도 원자력 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탈핵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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