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중국인민대 Jin Haiying 교수

기자명 김주성 편집장 (qrweuiop@skkuw.com)

 

한·중 관계가 역대 최고라고 일컬어지던 것이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최근에 우리나라와 중국의 외교관계는 차갑기 그지없다. 이럴 때일수록 민간 분야 교류의 강화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문화 교류는 민간 분야 교류에서도 가장 활발한 분야 중 하나다. 과거 한류(韓流)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문화가 단순 유입되던 형태에서 나아가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한·중 합작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인민대 Jin Haiying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문화 분야 합작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한·중 합작 콘텐츠 개발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최근 한·중 합작 콘텐츠는 영상과 연예 쪽에서 많은 교류가 있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합작 콘텐츠 개발은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이뤄진다. 가장 먼저 완성본을 수입하는 방법이다. 또 하나는 판권을 사들여 포맷을 유지하면서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한국의 인력을 수입해 중국에서 함께 작업하는 방법을 가장 많이 이용한다. 완성본 수업이나 판권 수입의 경우 외교관계 변화에 따라 현재는 소강상태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한·중 합작 콘텐츠의 타겟은 중국시장인가.

한·중 합작 콘텐츠가 제작량은 많은데 비해 한국에서의 노출이 적은 문제를 고려한 질문인 것 같다. 현재 대부분의 합작 콘텐츠는 중국시장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 이는 시장논리에 기반한 것이다. 한국은 시장규모가 작지만 중국은 인구가 많고 이에 따라서 수요도 훨씬 크다.

현재의 경색된 한·중 외교관계가 문화 합작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문화 사업은 외교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영향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한류가 한파를 맞이했다는 이야기의 원인이 외교상황 때문만은 아니다. 중국 내부에서는 한류문화가 중국 내에 많이 유입되는 것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럼에도 서로가 도움이 되는 관계라면 외부상황에 영향을 받더라도 생명력은 유지할 수 있지 않나. 또 역으로 생각해보면 문화산업은 외교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결국 미래의 양국발전을 위해 양국이 건강한 문화콘텐츠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중 합작 콘텐츠 제작이 쌍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한·중 합작 콘텐츠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봐야한다. 한류에 관심을 가지던 과거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중국의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부분이 새로운 변화다. 이런 변화에 맞춰 양 국의 정부도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 쌍방향 문화교류를 위한 규제완화와 문화진흥정책 등을 진행해나갈 필요가 있다. 또한 연예문화에 집중된 현재에서 벗어나 출판,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이런 과정에서 서로가 상대방의 어떤 점을 배워야 할 것인지에 대한 확실한 시각이 필요하다. 한편으로는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한국의 촬영팀이 중국에 많이 와있는데 매뉴얼이나 가이드북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 이런 부분은 정부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영상 외에 다른 분야의 교류는 어떤가.

내 전공분야인 문학을 살펴보면 한국 내 유명작가들의 작품은 모두 번역이 돼있다. 중국문학의 경우도 한국의 현대문학에 해당하는 근대문학의 경우 유명작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번역이 된다. 하지만 번역에 문제점이 많다. 급하게 번역하면서 틀리게 번역하기도 하고 문화적으로 이해가 부족해 번역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노벨문학상이 번역상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번역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전문 번역인력을 양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향후 문화교류에 있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지금 중국에 한국문화원이 있는데, 문화원의 역할이 한국어를 가르치고 전시회를 하는 등 문화를 알리는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어 전문 인력 양성에는 한계가 있다. 한·중 문화콘텐츠 연구자와의 협력이 이뤄지고 현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이런 사항들은 깊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한 해결방안이 현지 연구소를 세워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 쪽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확립도 필요하다. 지금 부족한 부분이 어디인지를 찾으면, 이것이 다시 보충할 부분이 된다. 한국이 국가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데 중국도 마찬가지다. 문화를 알리면서 동시에 이미지도 높이려는 것 같이, 상대방에게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작은 부분부터 해결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