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건축의 두 기둥, '실용성'과 '상징성'
좋은 건축의 두 기둥, '실용성'과 '상징성'
  • 지웅배 기자
  • 승인 2019.05.12 21:37
  • 호수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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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이민형 기자 dlalsgud2014@

좋은 건축의 특징, 비례
성균관의 정체성, 전통과 혁신을 좇아서

교내의 상징성 있는 건물을 묻는다면 개인마다 차이가 존재할 수 있으나, 상당수가 삼성학술정보관을 꼽는다. 정문으로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위압감과 화려한 외관 등이 이유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건물은 좋은 건축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이중원(건축) 교수의 자문을 통해 좋은 건축을 결정짓는 요소에 대해 생각해본다.

좋은 생각, 좋은 공간으로부터
좋은 건축물에 대한 기준은 왜 필요할까. 건축은 그저 안전하고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에서 그치면 되지 않겠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좋은 건축의 필요성에 대해 “특정 공간에서 장기간 생활하면 사람의 생각과 의식이 바뀐다”고 설명한다. 좋은 건축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의 획일화된 건축양식과 경제성만을 추구하는 행태는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이 교수는 “대학교에서도 건축의 획일화는 인지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똑같은 모습의 건물과 낮은 단가로 지은 건물에서 좋은 아이디어, 창의적인 생각이 배출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건축의 기준을 제시하다
이를 알아차린 건축가들은 좋은 건축에 대해 쉬지 않고 연구했다. 고대 로마의 건축가인 ‘비트루비우스’부터 구조공학의 선구자라 불리는 ‘피에르 네르비’까지 각기 다른 기준을 제시했다. 비트루비우스는 건축의 핵심요소로 ‘강. 용. 미(强, 用, 美)’를 꼽았다. 건축은 구조적인 견고함을 지니며 안전해야 한다는 의미의 ‘강’, 해당 건축에 요구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의 ‘용’,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의미의 ‘미’를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천 년간 건축의 기본 요소로 통용될 만큼 보편적인 기준이라고 평가받는다. 이후 20세기 근대 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르코르뷔지에’는 구조와 외벽이 일체화한 벽돌식에서 구조와 외벽을 분리한 콘크리트 방식으로 넘어갈 당시에 시대의 건축 양식 변화를 감지한 5원칙을 제시한다. 건축 구조의 대부분을 땅에서 들어 올리는 형태인 ‘필로티’, 필로티로 인해 사라진 녹지를 대체하는 ‘옥상 정원’, 자유로운 건축물의 ‘정면’, 채광효과를 위해 가로로 길고 높이가 낮은 형태의 ‘유리창’, 바닥 공간이 방들로 자유롭게 배열된 ‘열린 평면’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서양을 비롯한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우리나라 콘크리트 아파트 건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탈리아의 엔지니어 출신 건축가인 ‘피에르 네르비’는 건축의 골조미를 중요시했다. 엔지니어 출신 건축가는 골조를 장식의 요소로써 이용한 사례가 많다. 네르비의 건축도 마찬가지로 얇은 곡면판으로 공간을 덮는 건축 구조인 ‘쉘’ 구조의 특징이 나타나며 이러한 특징이 잘 드러나는 대표적인 예로 샌프란시스코 교회당이 있다. 

건축이기 전에 대학, 성균관
이중원 교수는 “서로 달라 보이는 기준에도 그들의 결과물을 살펴보면 공통적인 특징을 가지는데,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형태와 공간의 3차원적 비례체계”라고 말한다. 비트루비우스의 모듈, 르코르뷔지에의 모듈러, 네르비의 쉘 구조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비트루비우스는 주요 기둥의 지름을 건축의 기준 척도로 삼았다. 이를 모듈이라고 부르며 규범적인 비례 관계를 제시했고, 르코르뷔지에가 도입한 모듈러라는 개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네르비가 제작한 쉘 구조도 지붕이 휘지 않고 멀리 뻗게 만들려면, 중력·재료의 속성 같은 것을 고려하는 차원에서 수치적 비례 관계가 나타난다. 영미권에서 쓰이는 1ft는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한 ‘자’라는 단위와 같은 30cm다. 이 교수는 “실제로 책상의 높이는 90cm, 문의 높이는 210cm, 아파트 천장의 높이는 240cm로 모두 30cm의 배수임을 통해 사람이 생활하는데 편리한 기준이 되는 척도가 존재함을 추측할 수 있다”며 “비례가 좋은 건축을 설명하는 하나의 보편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교수는 보편적 요소 외에도 ‘성균관’과 ‘대학’이 지녀야 할 독창적인 건축 요소가 존재함을 역설한다. “성균관은 조선시대에 사학 역할 수행을 위해 건립된 만큼 오늘날 건학이념과 교시를 잊어서는 안 된다.” ‘성균관’은 ‘수기치인’을 건학이념으로, ‘인의예지’를 교시로 삼고 세워진 대학이다. 이를 성균관의 전통과 정체성으로 삼고 건축으로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대학은 전통뿐만 아니라 시대적 요구를 이해하는 ‘비전’으로 미래도 담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 요구되는 역할은 인재를 배출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며, 미국 예일대·시카고대·스탠포드대 캠퍼스 건축 등이 귀감이 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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