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준현 (wnsgus0307@skkuw.com)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진 대동제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매년 반복되는 콘텐츠와 연예인 공연, 음주문화 등으로 천편일률화 된 축제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지나친 규제 속 답답했던 축제
우리 학교는 학우들의 무대 관람권 보장을 위해 작년부터 '성균인존'을 도입했다. 성균인존에는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되고 우리 학교 학우들만 출입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쾌적하게 무대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성균인존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축제를 즐기는 데 방해가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성균인존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장 팔찌나 도장을 받아야 하는데 연예인의 공연 시간이 다가오면서 줄이 길어져 학우들이 오랜 시간 대기해야 했다. 게다가 성균인존 입장 시 안전관리를 위해 소지품 검사를 했는데, 많은 제한 물품에 학우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학우들과 성균인존 출입을 관리하는 실무단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기도 했다. 익명의 한 학우는 “물병이나 카메라 반입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하나 사탕이나 껌까지 빼앗는 것을 보고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물품보관소를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승현(행정 17) 학우는 “학우들이 더 편하게 즐기라고 만든 성균인존인데 오히려 제약이 많이 생긴 것 같아 온전히 축제를 즐기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성균인존 입장 마감 시간을 두고 총학생회(이하 총학)·실무단과 성균인존에 입장하지 못한 학우들 사이에 마찰도 빚어졌다. 임승진(행정 16) 학우는 “성균인존 입장 마감 시간을 따로 공지하지 않았으면서 성균인존 입장이 마감됐다고 학우들을 입장시켜 주지 않았다”며 “총학은 더 융통성 있는 운영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매년 반복되는 콘텐츠·동아리 부스
지난 대동제에서 총학 측은 △명륜이 티셔츠 △점보 슬라이드 △추억의 오락실 게임 등의 콘텐츠를 준비했다. 이번 축제에 스파클은 △티셔츠 배부 △에어 슬라이드 △오락실 게임 등의 콘텐츠를 준비했다. 지난해와 올해 대동제의 콘텐츠 대부분이 닮아있다. 박솔내(심리 17) 학우는 “올해 축제는 작년과 비슷한 느낌”이라며 “오직 그 해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하고 차별되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이 있다면 더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동아리 부스도 사정은 비슷했다. 굿즈 판매, 플리마켓, 헤나 체험 등은 매년 동아리 부스에서 빠지지 않는 콘텐츠이다. 최성필(경제 18) 학우는 “동아리 부스가 차별화되지 않은 콘텐츠로 구성됐다”며 “학교 축제는 학우들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것이니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부스를 다양하게 꾸몄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대학에서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소통연구소 이종혁 교수는 “다양성이 중시돼야 하는 캠퍼스라는 공간이 관습적으로 변하는 것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축제 흥행 공식=인기 연예인 섭외?
2016년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34개 4년제 대학의 축제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총 축제 예산 중 평균 43%(약 3411만 원)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예지(소비자 15) 인사캠 총학생회장은 “우리 학교는 축제에 약 1억 원 정도의 예산을 사용하는데 대부분 교비에서 지원 받는다”며 “축제 예산의 절반 정도는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중 많은 부분이 섭외 비용으로 들어가는 만큼 그 효용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우는 “상당한 예산이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돈을 아껴 차라리 학교 시설 개선에 쓰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동윤(영문 14) 학우는 “어차피 축제에 배정된 예산이라면 축제를 더 알차게 꾸미는 데 사용하면 될 것”이라며 “모두가 만족하는 대학 축제를 만들 수는 없겠지만 되도록 많은 학우가 만족하는 축제로 꾸민다면 그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라지지 않은 음주문화
식품위생법, 주세법에 따라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대학 축제 부스에서 음식, 주류 등의 판매가 금지됐다. 그에 따라 음주 위주의 대학 축제 문화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기대됐다. 하지만 올해 대동제에도 음주 문화는 여전했다. 주류와 음식의 판매는 금지됐지만 외부에서 반입한 주류와 음식은 허용됐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도 축제 기간에 한시적으로 학내 편의점에서 주류 판매를 허용했다. 경영관 지하 3층에 있는 CU 편의점 박요한 대리는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평소에는 주류를 판매하지 않지만 이번 축제에는 한시적으로 판매를 했다”며 “축제 기간 3일 만에 5000병 이상 팔렸다”고 전했다. 학교 측에서도 학우들의 반응이 좋으면 축제 기간 한시적 주류 판매를 고려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각 학교에 공문을 통해 “대학에서는 건전한 대학 축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전했지만, ‘대학축제=음주문화’라는 인식이 여전히 남아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특색 있는 대학 축제 위해서는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리 학교 축제의 방향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도 지적된다. 건국대는 ‘일감호 카누 타기 행사’, 동국대는 ‘연등 축제’, 덕성여대는 ‘한복 축제’, 한국 해양대는 ‘맨손 광어 잡기 체험’ 등 각 대학의 특색을 살린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게시판에서도 ‘유생 콘셉트’, ‘과거 여행 콘셉트’ 등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축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 총학생회장은 “큰 규모의 축제는 많은 인력과 비용이 들어가서 총학 측에서도 부담이 된다”며 “다양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의 대학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 더 많은 논의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류다미(영상 17) 학우가 프로듀스 SKKU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류다미(영상 17) 학우가 프로듀스 SKKU에서 열창을 하고 있다.
성균인존 팔찌 배부 모습. 많은 학우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성균인존 팔찌 배부 모습. 많은 학우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금잔디 광장에 설치된 에어 슬라이드를 즐기는 학우 모습.
금잔디 광장에 설치된 에어 슬라이드를 즐기는 학우 모습.
피에로 아저씨가 풍선을 불어주는 모습.
피에로 아저씨가 풍선을 불어주는 모습.
축제 실무단과 학우가 함께 그림 그려 맞추기 게임을 하고 있다.
축제 실무단과 학우가 함께 그림 그려 맞추기 게임을 하고 있다.
학우들이 금잔디 광장에서 에어하키 게임을 즐기고 있다.사진 l 성대신문 webmaster@
학우들이 금잔디 광장에서 에어하키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 l 성대신문 webmas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