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하고 연극 표 받아가세요"
"설문조사하고 연극 표 받아가세요"
  • 신민호 기자
  • 승인 2019.11.25 19:32
  • 호수 16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로에 스며든 사이비 종교
주로 설문조사 방식으로 접근해

 

대학로를 거닐다 보면 마주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심리 상담을 해주겠다며 학우들에게 살갑게 말을 건네는 이들. 무엇을 목적으로 학우들에게 심리 상담을 해주는 걸까. 이들과 심리 상담을 해본 학우들을 직접 만나 학우들이 겪은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다.

다른 사람, 같은 방법
지난 8월, 글로벌리더학부에 재학 중인 A 학우는 오후 10시경 대명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거리를 걷고 있던 그에게 한 젊은 여성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극단 OO 소속 작가인데요, 영화를 오마주한 종교 관련 연극을 기획하고 있어요.” 그는 연극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의 인식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핸드폰으로 설문조사 문항을 보여주며 “설문조사를 잘해주시면 연극 표 2매를 드려요”라고 말했다. A 학우는 극단도 돕고 표도 받기 위해 선뜻 설문조사에 응했다. 설문조사는 연극과 관련된 질문에서 종교에 관련된 질문으로 점차 내용이 변해갔다. A 학우는 설문조사를 마치고 연극 표를 받기 위해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지난해 1월, 글로벌리더학부에 재학 중인 B 학우도 A 학우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 B 학우가 혜화역 역사를 걷고 있는데, 한 쌍의 젊은 남녀가 접근해왔다. 이들은 B 학우에게도 본인을 극단 소속 작가라고 소개했다. 새로운 종교 연극과 캐릭터를 기획하고 있다는 것도,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것도, 연극 표를 준다는 것도 똑같았다. 매번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해오는 이 극단. 이 극단은 혜화역 인근에서 지속해서 학우들에게 설문조사를 요청해오고 있다.

극단의 실체
일반적으로 설문조사 후 며칠 내로 극단 작가로부터 연락이 온다. “설문조사 내용이 만족스러운데 혹시 심층 인터뷰가 가능하세요? 연극 표도 드리고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심리 상담도 해드려요.” 혜화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작가를 만나면, 작가는 심리 분석을 위해 ‘인생 곡선’ 혹은 ‘6개의 도형’을 그리게 한다. 그림을 통해 심리 상담을 진행하는데, 작가는 인생의 힘들었던 시기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이에 공감한다. 상담이 마무리되면 작가는 상담 내용을 비밀에 부치라고 당부하며, 심리 전문가 혹은 심리 치료 선생님을 소개해준다. 두 학우 모두 “작가가 제 이야기를 세심하게 잘 들어줘서 놀랐어요”라고 회상했다. B 학우는 이들과의 연락을 강제로 끊어냈지만, 의도치 않게 그들에게 개인 정보를 얘기한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위 극단은 바로 유명 사이비 종교 C 교 소속 극단이다. 사이비 종교 C 교는 최근 급성장한 사이비 종교로 정교 유착 의혹, 신도 착취 의혹 등 수많은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C 교는 성장을 위해 지속해서 포교를 시도하고 있다. C 교는 포교를 위해 실제 극단을 운영해 종교적인 연극을 만들어 선전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C 교의 주요 포교 대상은 대학생이다. 대학생은 다른 계층에 비해 개인 시간이 많은 만큼 교육을 하기도, 일을 시키기도 쉽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대학생이 많은 대학로 인근에서 우리 학교 학우를 대상으로 포교가 자주 이뤄지고 있다.
 

의심은 필수, 설문조사는 선택
C 교를 비롯한 사이비 종교 전도자는 연극 관련자 이외에도 △강연을 준비하는 대학생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출판사 직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신분을 숨긴 채 접근해온다. 이들 모두 설문조사를 통해 학우의 심리 상태를 파악한 후, 학우들의 트라우마를 공략해 본인 혹은 사이비 종교에 의지하게끔 한다. 사이비 종교 전문가인 현대종교 탁지원 소장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 전도자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새내기를 대상으로 3월에 포교를 많이 시도한다. 대명거리, 대학로, 혜화역에서 설문조사를 부탁하며 접근해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들을 한 번쯤 의심해봐도 좋을 것이다.

사이비 종교 전도자가 학우를 대상으로 자주 포교하는 지역.혜화역 4번 출구 근처 대명거리
사이비 종교 전도자가 학우를 대상으로 자주 포교하는 지역.
혜화역 4번 출구 근처 대명거리
사이비 종교 전도자가 학우를 대상으로 자주 포교하는 지역.혜화역 역사.
사이비 종교 전도자가 학우를 대상으로 자주 포교하는 지역.
혜화역 역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박민주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민주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0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