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재원 기자 (magandsloth@skkuw.com)

지난해 래퍼 이영지는 한 프로그램에서 “MZ세대 당사자들은 본인이 MZ세대인지 모른다고 언급했다. 이영지는 2002년생, 출생연도로 분류한다면 Z세대에 속한다. ‘MZ’가 끊임없이 사회적 화두에 오르는 동안 당사자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성별도, 나이도, 가치관도 각기 다른 ‘MZ세대여섯 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각자 생각하는 MZ세대의 기준과 특징, 솔직한 의견에 이르기까지 66색의 다양한 답변을 지면에 옮겼다.

 

윤서연(20대 초반, 여성)

MZ세대는 1980년대~2000년대에 태어난 세대라고 알고 있다. Z세대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보다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와 인터넷에 더욱 친숙한 것 같다. 일정한 기준을 세워 세대를 나눠 부르는 것은 편의성 면에서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한국어로 순화한 명칭을 붙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밀레니얼이나 X·Y·Z세대 같은 명칭은 듣자마자 그 뜻을 파악하기는 무리가 있다. 또 밀레니얼과 Z세대를 한번에 묶어 MZ세대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은지 잘 모르겠다. 지금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약 30년간 태어난 사람을 전부 하나의 집단으로 묶을 수 있을까.
 

김예영(20대 중반, 여성)

MZ가 무엇인지 정확히는 모른다. 이 범위에 속하는 연령대가 넓고 20대에서 450대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20대 중반이기 때문에 해당 범위에 속하는 것 같지만 MZ세대라는 표현이 나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SNS를 자주 이용하는 편인데, MZ세대와 관련된 내용 중 나와 무관하거나 이해할 수 없는 언어 정보들이 많아 괴리감을 느끼기도 한다. MZ세대라는 용어의 노출 빈도와 비교해 정확한 정의와 정보는 부족하고, 오히려 무분별하게 쓰인다고 느낄 때도 있다. MZ세대 안에서도 공유하는 문화 등에 따라 세부적인 연령대를 구분하는데, 그렇다면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무의미하지 않나. 너무 유행처럼 번지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됐으면 한다.
 

강정남(30대 초반, 남성)

대략 10대 중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로 안다. 상황에 맞지 않게 정해진 틀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상황 등에 거부감이 들 때 내가 MZ세대라고 느끼며, Z세대와 특별히 차이를 느끼지는 못한다. 해당 표현이 미디어에서 많이 노출되고 있는데, 마케팅 용어로 일부 세대를 묶어둔다는 느낌이다. MZ세대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사고하고, 기성세대보다 적극적이며 새로운 것을 빠르게 받아들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특성은 어느 세대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렌지족처럼 어린 세대가 사회로 진출할 때 규정하는 요소에 가깝고, 이 용어 자체가 그 세대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A(20대 초반, 남성)

MZ세대에 속하거나 특정한 세대로 묶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한 최근의 20대 또한 마찬가지 아닐까. 여러 세대를 하나의 집단으로 통합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수많은 개인을 세대라는 단위로 묶는 건 공동체적인 분위기가 만연한 사회에서나 통용되는 것 같다. 최근의 세대는 그런 소속감을 크게 느끼지 않는데, 지금과 같은 분류는 그저 기성세대와 최근 세대를 나누고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정도의 효과밖에 없을 것 같다. MZ세대라는 단어는 공동체 의식에 익숙한 기성세대가 편리하게 분류해 놓은 단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박태윤(20대 중반, 남성)

기성세대가 갖는 개인의 의무나 삶의 방향 등에 대한 전형적인 가치관의 틀에 갇히지 않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기준으로 포함되기도 하고, 관련된 언급이 많아 MZ세대에 해당한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MZ세대의 나이 범위가 너무 넓어 차라리 Z세대에 더 소속감을 느끼는 것 같다. 사회적 논의에서의 ‘MZ세대는 다소 작위적인 표현이라고 느낀다. 2030세대 자신의 여론을 대표하는 말이 아니라, 기성 세대가 그다음 세대를 바라보며 갖는 생각들이 MZ세대라는 말로 파생된 느낌이다. 다만 경제적 논의에서는 근로 성향 마케팅에 대한 반응 소비 패턴 커리어 개발에 대한 관점 등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어 사회적으로 언급될 때보다는 더 공감이 된다.
 

B(30대 초반, 여성)

정확한 기준은 모른다. MZ세대에도 속하지 않는 것 같다.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지내다 보면 잘 모르지만, 가끔 20대 초반 친구들과 대화하다 보면 세대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밀레니얼과 Z를 통틀어 같은 세대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MZ세대는 유행에 민감하고 변화가 빠르다고 하지만 이 역시 개인차가 큰 것 같다. 유행을 따르는 건 본인의 관심도에 따라 달라지는 문제인데, 이를 기준으로 세대를 나누는 건 다소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MZ라는 명칭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일반화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