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혜리 기자 (hyeeeeeli@gmail.com)

인터뷰 -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


정계에 다양한 의사결정권자 등장을 위해 노력 중
‘젊치인’과 ‘캐스팅 매니저’의 연결로 유권자 중심의 정치 추구

 

2018년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의 당선자 중 만 39세 이하는 238명, 전체의 6%에 불과했다. 당시 피선거권이 있는 만 25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의 비율이 전체인구의 20%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부족한 수다. 이러한 상황 속, 젊은 정치인의 등장은 물론, 그들이 실력과 영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힘을 쏟는 단체가 있다. 정계의 기존 문법에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뉴웨이즈’ 박혜민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뉴웨이즈는 어떤 단체인가.
뉴웨이즈는 유권자와 함께 동네의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로, 지난해 2월 활동을 시작했다.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이 우리나라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발견한 후 다양한 의사결정권자가 나오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우리나라 정계는 의사결정권자가 대의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성장을 돕는 시스템이 없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권자와 함께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에이전시 형태의 비영리 단체를 만들게 됐다.

‘젊치인’과 ‘캐스팅 매니저’의 관계에 대해 설명해달라. 이 관계에서 뉴웨이즈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우리는 만 39세 이하의 젊은 정치인을 ‘젊치인’, 젊치인의 등장을 기대하고 응원하는 유권자는 ‘캐스팅 매니저’라고 부른다. 현재 1만 600여 명의 캐스팅 매니저가 등록돼있고, 그중 89%가 20~30대 청년들이다.

우리는 지방선거를 하나의 경기장으로 본다. 젊고 잠재력 있는 선수들이 경기를 뛸 수 있으려면 먼저 출전 명단에 올라야 한다. 하지만 정당이라는 팀에선 이러한 선수들을 출전 명단에 잘 올려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관중석에 앉아있는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관중으로서 출전 명단을 바꿔 달라고 팀에 건의할 수 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유권자들이 바로 캐스팅 매니저다. 여기서 뉴웨이즈는 당파적 이해를 뛰어넘어, 즉 어떤 팀이든 상관없이 선수와 캐스팅 매니저를 연결하는 에이전시 역할을 하고 있다.

뉴웨이즈라는 에이전시는 ‘젊치인 선수’를 등장시키기까지 어떤 일들을 하는가.
일반적으로 어떤 직업을 갖기로 결심하려면 ‘일이 나에게 잘 맞을지’,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나. 정치인이 되길 원하는 예비 젊치인에게 가이드북 등을 통해 관련 정보부터 투명하게 알려드린다. 가이드북은 뉴웨이즈가 업무협약을 맺은 정당 소속 현역 기초의원으로 구성된 ‘코치단’들에게 선거에서의 경험을 묻고 기록한 것이다.

또한 정당이 특정 지역의 인재를 찾고 있는 경우 뉴웨이즈에서 새로이 발굴한 인재를 해당 정당과 연결해 정당은 필요한 인재를, 젊치인은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다. 정당뿐만 아니라 캐스팅 매니저와의 연결을 통해 젊치인 본인이 지역구 내에서 실질적인 지지 기반을 형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정당이 아닌 에이전시라는 모델을 가져온 이유가 궁금하다.
유권자로서 인물 중심의 현 정치에 한계를 많이 느꼈다. 탁월한 인물 한 명의 육성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이 정치인으로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기반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개인의 성장도 사회적 역량이라고 생각하는데 현재 정당 내에는 그러한 성장 시스템이 없고 모두 정치인 개인의 몫으로 맡겨져 있다. 개인이 혼자서 돌파하게 되면 유권자와의 상호 작용도 부족해진다. 이런 한계는 정당 밖에서 유권자와 함께하는 에이전시로 활동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의 20%를 젊치인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남은 선거 기간 동안 무엇을 해나갈 예정인가.
(인터뷰 날짜인 5월 11일 기준) 지방선거까지 보름 정도가 남았는데 후보자들은 모두 확정된 상태다. 후보 등록 기간이 곧이라 계속해서 캐스팅 매니저와 후보자를 잇고자 노력 중이다. 시·군·구의원에 어떤 후보가 출마했는지, 각자 공약은 어떠한지를 고려하기보다는 후보의 정당만을 보고 뽑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후보 한 명 한 명을 파악하고 후보 간 공약의 차이에 집중해 한 표를 행사한다면 선거를 단순히 정당 싸움으로 인식할 때와는 전혀 다른 *정치효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표 당일인 다음달 1일엔 마포에서 이제까지 뉴웨이즈의 행보를 톺아보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 중이다. 젊치인이 많이 당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까지 뉴웨이즈가 캐스팅 매니저, 코치단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들어낸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 자체를 축하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뉴웨이즈의 궁극적인 목표가 궁금하다.
우리는 결국 더 나은 의사결정권자가 배출되기 위해서는 기존 정계와는 다른 방향으로 세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시스템의 기반에는 유권자가 있다.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의 20%를 젊치인으로 채우겠다는 일차적 목표가 달성된 후엔 당선된 정치인들과 유권자를 어떻게 연결할지를 중요한 과제로 둘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인의 범위를 기초의원에서 선출직 정치인으로 확장하고 유권자들이 정치를 일종의 채용 시스템 및 문화로서 인지할 수 있게끔 접근하고자 한다.


정치효능감=개인이 한 사회 내의 정치과정에서 발휘될 수 있는 자신의 영향력 및 권위 있는 정부 활동에 대한 주관적인 신념.

 

박혜민 대표와 곽민해 커뮤니케이션 매니저
ⓒ이로운넷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