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황수지 기자 (bungeeinme@naver.com)

인터뷰 - ‘크리틱’ 이대웅 디렉터

패러디와 비판으로 시작한 크리틱
브랜드에 대한 애정으로 운영해야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어

2000년대 외국의 스트리트 패션이 들어와 인기를 끌 무렵 ‘극한’이라는 한글을 넣은 티셔츠를 매진시키며 한국 스트리트 패션을 정착시킨 브랜드가 있다. 바로 크리틱이다. 도메스틱 브랜드의 터줏대감이자 무신사의 초창기 입점 브랜드인 크리틱이 빠르게 바뀌는 패션 트렌드에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인기를 유지한 비결은 뭘까? 크리틱이라는 브랜드의 시각적인 모든 부분을 담당하고 관리하는 이대웅 디렉터를 만나봤다.

크리틱이라는 브랜드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

영어 뜻 그대로다. 브랜드가 처음 생겼을 때 어떤 사회 현상을 패러디하거나 비판하는 옷을 많이 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름을 크리틱으로 짓게 됐다.

크리틱을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2006년 학교에 다니며 브랜드를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직업으로 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관심사가 그래픽 디자인과 스트리트 브랜드였고 관심사가 같은 친구들과 재미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잘 돼서 자연스레 일로 이어지게 됐다.

크리틱만의 특징인 그래픽 패러디에 대해 설명해달라.

그래픽 패러디는 대형 기업이나 세력을 상징하는 아이콘을 비꼬거나 풍자하는 그래픽을 만들고 옷으로 디자인하는 것이다. 크리틱은 주류 문화에 대한 비판이나 반항심을 기반으로 한 당시 스트리트 브랜드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그래픽 패러디도 그 일환으로 시도하게 됐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에 입점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지금 쇼핑몰 형태를 갖추고 있는 무신사와 달리 초창기의 무신사는 패션 커뮤니티와 잡지의 형태가 강한 플랫폼이었다. 예를 들어 룩북을 공개하면 사람들이 댓글을 달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여기에 쇼핑몰의 형태를 도입하게 되면서 룩북을 공유하고 있던 몇몇 브랜드들이 자연스레 입점했고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쇼핑몰의 형태를 갖추기 전부터 옷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인기가 있었기에 기회가 왔을 때 입점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졌다.

크리틱이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떤 브랜드든 한 번은 히트를 치고 유행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유행하고 난 그 다음이다. 보통 한 번 유행한 후 그것을 뛰어넘는 의류나 컨셉이 나오지 않으면 브랜드를 접는 경우가 많다. 흥망에 연연하지 않고 브랜드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가졌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운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브랜드를 운영하다 보면 재정적 어려움이나 복잡한 상황에 부딪히게 되는데, 이때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내가 어떤 회사에 소속돼 있는지에 따라 많이 바뀐다. 크리틱도 마찬가지로 크리틱을 필요로 하는 회사를 운 좋게 만나 원동력을 얻어 여기까지 오게 됐다.

가장 만족스러운 시즌이나 의류가 있는가.

특별히 가장 만족스럽다는 느낌은 받은 적이 없는 것 같다. 항상 모자라다 생각하는 것이 내년에는 더 잘해보자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매 시즌마다 지난 시즌의 아쉬움을 보완하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크리틱이 어떤 브랜드로 남기를 원하는가.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입을 수 있는 브랜드로 남길 원한다. 유행에 편승해서 입은 옷이 아니라 오랫동안 입을 수 있는 옷 말이다. 자연스럽게 일상에 녹아있는 브랜드였으면 좋겠다.

 

 

 

 

ⓒ무신사 매거진 캡쳐

 

크리틱의 ‘2022년 여름 컬렉션’ 의류들.
ⓒ크리틱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