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신예진 (newyejin@skkuw.com)

영화 속 안구 이식, 실현 불가능에 가까워

현실에선 이식형 전자눈연구 활발해

 

현재 우리 눈에서 이식이 이뤄지는 부위는 각막뿐이다. 따라서 시력 저하의 원인이 각막이 아니라면 시력을 나아지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건 특별히 없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는 종종 안구 전체를 꺼내 사람에게 이식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현실에서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까? 영화 속 안구 이식, 어디까지 사실일까?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안구를 꺼내 이식하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2054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영화는 범죄자를 예측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을 소재로 한다. 주인공인 존 앤더튼은 프리크라임이 예측한 예비 범죄자를 추적해 단죄하는 특수 경찰이다. 그러나 어느 날 프리크라임은 존이 범죄자가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프리크라임의 모든 시스템이 그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존은 자신이 살인자가 될 미래를 바꾸기 위해 시스템의 추적을 피하며 진실을 파헤친다. 이를 위해 그는 먼저 불법 의사를 찾아가 안구를 통째로 뽑고 다른 사람의 안구를 이식받는다. 도시 곳곳에 신원 확인을 위해 있는 홍채 인식 장치를 철저히 속이기 위함이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새로 이식받은 안구의 홍채로 프리크라임으로부터 피할 수 있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포스터.
@네이버 시리즈온 캡처

 

아쉽게도 현실에서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안구 전체를 이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대환 안과 전문의는 안구 전체를 이식하려면 눈 근육, 시신경, 주요 혈관을 모두 연결해야 하는데 현대의학은 아직 그 정도로 정교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영화 속에서 안구를 이식하고 12시간 동안 빛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도 영화적 장치에 불과하다. 신 전문의는 눈을 수술한 후 눈에 패치를 대는 이유는 빛이 아닌 감염 방지를 위함이라고 전했다. 이어 어두운 곳에 갇혀 있다 구조된 사람에게 안대를 씌우는 것처럼 새로 이식한 눈은 오랜 기간 빛을 못 본 상태일 수 있다서서히 빛에 적응해야 시신경에 *광독성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해 해당 설정이 추가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안구를 적출한 뒤의 장면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공식 예고편 장면 캡처

 

 

존은 다른 사람의 눈을 이식받아 시스템의 감시를 피하면서도 자신이 일했던 곳의 홍채인식 장치에 본인의 적출한 눈을 인식해 출입하기도 한다. 하지만 적출한 눈으로 홍채인식을 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홍채는 늘어나고 줄어들며 동공의 크기를 결정해 안구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한다. 신 전문의는 홍채 인식은 동공의 움직임 같은 생체 반응도 인식하는데 홍채를 조절하는 신경이 끊어지면 빛과 상관없이 동공이 확장되기만 한다빛에 따라 동공이 확대하고 축소하는 생체 반응 파악이 어려워져 홍채 인식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빛에 대한 홍채 반응을 유도하는 전기적 장치가 개발되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안구 전체를 이식하진 못하지만, 눈 이식 관련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다. 그중 반도체로 구성된 이미지 센서 칩을 이식하는 이식형 인공눈연구는 시신경이 손상돼 시력을 잃은 사람들의 시각을 선명하게 해줄 수 있다. 빛은 시신경에서 전기신호로 바뀌고 뇌로 넘어가 사물을 인지하는데 이미지 센서 칩이 빛을 전기신호로 바꾸며 *전맹 환자의 손상된 1억여 개의 시신경을 다시 연결해준다. 이식형 인공눈이 상용화되면 전맹 환자가 흑백이나 최대 0.2 정도의 시력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 신 전문의는 빛이나 눈앞의 형체만 인지하는 정도로는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하지만 0.2 정도의 시력으로는 독립생활 및 야외활동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 큰 의미가 있다영화의 설정만큼은 못하겠지만, 눈과 관련된 신기술이 더 발전해 실명인들에게 새로운 빛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독성: 햇빛을 받았을 때 나타나는 독성

◇전맹: 빛을 전혀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시각에 장애가 있는 상태 또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