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가희 (gahee@skkuw.com)

사회화 훈련을 위한 ‘퍼피워킹’을 진행해

장애인과의 적응 훈련까지 마치면 보조견으로 거듭나

장애인 보조견(이하 보조견)은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도우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다. 장애인의 눈과 손, 팔이 돼주는 이들은 어떤 훈련을 거쳐 훌륭한 보조견으로 거듭날까? 

시각장애인 안내견 외에도 다양한 보조견 존재해
보조견은 △시각장애인 안내견 △지체장애인 보조견 △청각장애인 보조견 △치료 도우미견 등의 종류가 있다. 이들은 각각의 종류에 따라 요구되는 능력이 다르다. 예를 들어 지체장애인 보조견은 휠체어를 끌어주거나 전기 스위치를 조작하는 법을 배우는 등 장애인을 신체적으로 도울 수 있는 훈련을 받는다. 또한 청각장애인 보조견은 냄새보다는 소리에 민감해야 하며, 낯선 소리에 관심을 가질 정도로 호기심이 강해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소리를 구별해 이를 알릴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주요 훈련 과정이다.

지체장애인 보조견이 입으로 물건을 건네주는 훈련을 하는 모습. ⓒ소셜포커스 캡처
지체장애인 보조견이 입으로 물건을 건네주는 훈련을 하는 모습. ⓒ소셜포커스 캡처

보조견 훈련의 핵심, 퍼피워킹
각 보조견의 특성마다 주요 훈련 내용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사회화 훈련을 거친다. 추후 보조견 생활을 할 때 항상 사람과 함께 지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일반 가정에서 1년간 생활하는 ‘퍼피워킹’ 훈련 과정이 존재한다. 보조견 훈련소에서 생후 7주가 된 강아지는 본격적으로 훈련받기에 앞서 퍼피워킹 자원봉사를 신청한 가정으로 입양된다. 강아지는 이 기간 동안 사람들과의 일상생활을 경험하며 성장한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관계자 A씨는 “강아지 옆에 상주하는 사람이 있으면서, 미취학 아동 및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없는 가정이 퍼피워킹에 적합하다”며 “퍼피워킹 가정에는 사료비와 병원비 등 강아지를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퍼피워킹 가정에서 훈련소로 돌아온 강아지들은 각자의 특성에 따라 어떤 종류의 보조견이 될 것인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소리에 대한 반응이 빠르면 청각장애인 보조견이, 사람과 걷는 것을 좋아하면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된다. 이후 훈련을 받으면서 행동이 교정되지 않는 강아지는 보조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돼 일반 가정으로 분양된다. A씨는 “여러 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시각장애인 안내견으로 최종 합격할 강아지를 선발한다”며 “합격 비율은 대략 30~35% 정도”라고 밝혔다. 다만 훈련사들은 불합격이 곧 실패라고 여기지 않는다. A씨는 “학생들의 전공이 다양한 것처럼 단지 보조견이 적성에 맞는 강아지와 아닌 강아지가 있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보행 훈련을 하는 모습.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시각장애인 안내견이 보행 훈련을 하는 모습.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제공

보조견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
보조견과 생활할 장애인을 좋은 반려인으로 만드는 과정도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학교와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 모두 분양 전 보조견에 대한 교육을 제공한다. A씨는 “보조견이 원활하게 활동하기 위해서는 장애인과의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두 기관 모두 분양 후에도 훈련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해 보조견의 건강을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훈련을 진행한다.  

훈련을 마친 보조견들은 평균 7~8년의 보조견 생활을 한 후 은퇴한다. 함께 지낸 장애인에게 우선적으로 은퇴 보조견을 입양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진다. 새로운 보조견과의 관계 등으로 입양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퍼피워킹 가정이 차순위 우선권을 가져 반려견을 분양 받는다. A씨는 “보조견 활동이 수월하도록 훈련부터 은퇴 후 분양까지 훈련소 측에서 책임지고 있다”며 “장애인을 위해 보조견이 희생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