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서연 기자 (sheonny@skkuw.com)

인터뷰 - 웹툰 ‘사이드킥’ 신의철 웹툰 작가

부자 관계 부각으로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의 정서 담고자 노력해

중요한 건 독자에게 초인적인 힘에 대한 욕망을 만족시켜 주는 것

 닥터스트레인지의 옆에서 마법진을 그리면서 그를 돕는 웡, 배트맨과 항상 함께하며 그를 보조하는 로빈. 이들은 모두 슈퍼히어로의 조수인 ‘사이드킥’이다. 모두가 슈퍼히어로에 주목할 때 그 옆을 주목한 웹툰 작가가 있다. 약 6년간 네이버 웹툰에서 ‘사이드킥’ 시리즈를 연재하며 한국 웹툰에서 슈퍼히어로물의 새로운 지평을 연 신의철 웹툰 작가를 만나봤다.

신의철 작가. 사진 | 이서연 기자 sheonny@
신의철 작가. 사진 | 이서연 기자 sheonny@

웹툰 작가가 된 계기는.
대학생 시절에 잡지 만화를 연재했는데 잡지 만화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더불어 내 작품도 인기를 얻지 못해 연재 8개월 만에 만화 연재를 중단했다. 이후 중학교에서 미술 교사를 하며 아이들을 가르쳤다. 교사로 일한 지 2년이 될 무렵 네이버 웹툰이 처음 등장했고 그곳에서 교직 생활을 그린 ‘스쿨홀릭’을 연재하기 시작했다. 당시 일상을 담은 생활툰이 유행했기에 학교 생활을 담은 일상을 그린 것이었다. 현직 교사가 그리는 만화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작품은 크게 흥행했다. 이후 5년간의 교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과거의 꿈을 살려 전업 웹툰 작가로 직업을 전향했다.
 

대표 슈퍼히어로물인 ‘사이드킥’에 대해 설명해 달라.
‘사이드킥’은 슈퍼히어로의 조수이자 슈퍼히어로 지망생인 사이드킥들이 슈퍼히어로가 되기 위해 고난을 겪으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슈퍼히어로가 주목받는 일반적인 슈퍼히어로물과는 다르게 그의 조수가 주인공인 특별한 콘셉트의 작품을 하고 싶었다. 또한 시대 상황을 반영해 주변에서 목격한 청년들의 애환을 작품에 녹이고자 했다.
 

다른 슈퍼히어로물과 구분되는 ‘사이드킥’만의 특징이 있다면.
사실적인 그림체로 진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이지만 너무 무겁지 않게 개그 요소를 작품 사이사이에 삽입한 것이 ‘사이드킥’만의 특징인 것 같다. 또한 다른 슈퍼히어로물들과의 차별점을 갖기 위해 미국식 캐릭터에 우리나라의 정서를 담아 특이점을 만들었다. 주인공이 금발 머리에 미국식 이름을 가진 외국인이지만 한국형 설정을 추가하기 위해 가족 서사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서를 고려해 부자 관계 등을 작품에 녹이기도 했다.

‘사이드킥’ 등장인물 ‘라미아 릴리스’와 ‘다크슬러그’. ⓒ 네이버 웹툰 캡처
‘사이드킥’ 등장인물 ‘라미아 릴리스’와 ‘다크슬러그’. ⓒ 네이버 웹툰 캡처


슈퍼히어로물을 창작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슈퍼히어로물의 가장 큰 매력은 초인적인 힘에 대한 대중의 욕망을 간접적으로 만족시켜주는 것이다. 그렇기에 작품 속 캐릭터를 통해 대중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슈퍼히어로물은 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에 독자들을 공감시키고 작품 속 상황에 이입시키기가 다소 까다롭기도 하다. 특히 ‘사이드킥’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보다는 판타지적 요소가 많이 개입돼 있어 공감과 이입에 신경을 많이 썼다.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의 특징은.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에는 대체로 한국적인 신파 감성이 작품에 녹아 있다. 신파는 예상 가능한 스토리로 진행되기 때문에 오히려 뻔한 매력이 있다. 이런 특징이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 전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강점이 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이와 같은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이 더욱 발달하기 위해서는 원작을 적극적으로 영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흥행에 성공한 ‘무빙’과 같이 우리나라에서 영상화에 성공한 웹툰 작품이 많이 발표돼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의 선순환이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들고 싶은지.
개인적으로는 평소에 관심이 많은 SF 작품이나 로맨스 판타지 같은 하위 장르의 작품을 만들고 싶다. 하지만 대중성 또한 고려해야 하기에 독자의 취향과도 맞아떨어지는 작품을 계획 중이다. 현재는 ‘할배무사와 지존손녀’라는 작품으로 첫 웹소설 각색을 시도하고 있다. 멸망하는 무림 세가에서 비범한 능력을 가진 손녀가 홀로 살아남아 무림 고수로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무협 판타지 작품이다. 웹소설 각색이라는 신선한 시도인 만큼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