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존중하는 식탁문화
다양성 존중하는 식탁문화
  • 권정현 기자
  • 승인 2011.11.08 14:43
  • 호수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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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 채식주의

혹시 매일 반복되는 인스턴트 음식과 고기가 아니라 내 몸에 좋은 채소를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최근 이런 요구를 반영해 대학 내에 채식 전용 식당을 연 곳이 있다. 나를 위해서 또는 사회를 위해서 채식 식당을 찾는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대 음악미술대 건물에 있는 교내 채식 뷔페에서 학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이광조
작년 10월 서울대학교에는 전국 대학교 최초로 채식 전용 뷔페가 생겼다. 채식을 희망하는 학생들과 외국인 유학생들이 나서서 의견을 표현한 결과이다. 2008년부터 ‘서울대 채식인 모임’을 비롯해 서울대 내에서 채식을 희망하는 사람들은 △교내 채식 인구 비율 △외국인 학생들의 수요 △채식 식당 찬성 여부 설문 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교내 식당에서 채식메뉴를 제공해 줄 것을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측에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그들의 요구로 인해 생협 측도 수요조사를 한 결과 조사대상 중 90%가 채식 식당이 생기는 것에 찬성했고 이를 수용해 채식 식당을 열게 됐다. 그렇게 열린 채식 식당은 점심에만 3백여 명 정도의 이용객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채식 식당 설립을 적극 요청했던 대학원생 이광조 씨는 “처음에는 생협 측에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채식 메뉴 제공을 거절했지만 막상 식당이 설립되고 나니 기대 이상으로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불교 재단인 동국대에도 학교를 드나드는 스님들의 요청으로 지난 6월 채식 식당이 생겼다. 학생들도 꾸준히 이용하고 있고 만족도도 높다고 한다. 동국대 교직원식당 이상민 씨는 “요즘 웰빙 식단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준다는 데서 채식 식당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종대학교 생협에서는 매주 월요일을 채식데이로 정하고 학생식당에서 채식메뉴를 제공한다. 학생들이 인스턴트 음식과 같이 건강에 좋지 않은 먹거리 때문에 고민하는 것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일이라고 한다. 세종대 생협 교육홍보팀 한승희 씨는 “학생들의 반응이 대체로 긍정적이긴 하지만 여전히 육식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은 편”이라며 아직 아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세종대 생협은 계속해서 더 나은 채식 메뉴를 개발하고 홍보활동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중이다.
이처럼 대학 내 채식 식당이 생길 정도로 많은 대학생이 채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채식연합 대표 이원복 씨는 이전에는 건강과 다이어트 같은 개인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요즘은 동물보호나 환경보호 같은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한다. 채식주의자인 우리 학교 최낙현(경제04) 학우는 “채식에 관한 책을 읽고 동물 보호 문제와 축산업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 학교도 전용 식당이 어렵다면 채식 메뉴라도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대학 내 채식주의자들은 채식 식당이 생긴 덕분에 학우들이 채식에 대한 편견을 깨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대 채식 식당은 채식주의자가 아니어도 채식 위주의 식단이나 건강식이 먹고 싶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찾는 사람이 많다. 이에 덧붙여 이광조 씨는 “서울대에 채식 식당이 생긴 것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식품선택권을 보장한 일”이라며 “전국의 수많은 대학 중에 서울대와 동국대에만 채식 전용 식당이 있는 것은 아쉽다”고 전했다. 밥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요즘 대학생들에게 대학교 채식 식당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좋은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희소식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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