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4개국 380개 축제 현장 취재, 유경숙 축제 전문가를 만나다
세계 74개국 380개 축제 현장 취재, 유경숙 축제 전문가를 만나다
  • 황유림 기자
  • 승인 2020.09.07 16:42
  • 호수 166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세계축제연구소 유경숙 대표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협동하는 것이 축제의 본질
세계적 축제는 인간성에, 한국 축제는 경제성에 중점을 둬 

세계 일주 그리고 유럽 일주. 축제 전문가 유경숙 대표는 축제의 개최 시기를 동선으로 삼고 자신만의 축제 여행을 떠났다.

그는 축제의 현장에서 발로 뛰며 모은 정보를 토대로 한국 축제의 세계화에 힘쓰고 있다.

세계축제연구소 유경숙 대표를 만나 그가 생각하는 축제에 관해 들어봤다.

축제 전문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대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 3개월간 해외여행을 갔다. 여행 끝 무렵 영국에서 현지 신문을 보다 한국 공연 ‘쿠킹’이 화제라는 기사를 읽게 됐다. 타지에서 우리나라 이름이 나온 것이 신기해 공연을 보러 갔고 당시 뜨거운 현지 반응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취업 준비를 하는데 ‘쿠킹’, 현재는 ‘난타’ 제작사의 공채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여행에서의 기억으로 지원하게 됐다.

그렇게 입사한 제작사에서 마케팅 실무를 배웠고 이후 입사한 '티켓링크'에서는 통계자료를 통해 문화공연계의 동향을 알 수 있었다. 당시 일을 하며 가능성 있는 한국문화 콘텐츠를 세계적으로 키워갈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미비하다고 느꼈다. 이에 ‘내가 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보자’고 다짐하고 1년 동안 ‘공연 따라 세계 일주’를 시작했다. 여행 과정에서 많은 축제를 접하며 공연을 비롯한 문화 콘텐츠를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축제임을 깨달았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세계축제연구소’를 만들었고 세계 축제를 직접 경험하고 공부하기 위해 다시 유럽을 갔다 왔다. 현재는 축제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연구하며 축제 기획에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 

축제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축제 연구를 하며 깨달은 것은 축제는 곧 협동이라는 것이다. 과거엔 마을 사람들이 모여 문제를 토론하고 해결했지만, 현재는 이런 공동체 활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나마 지역축제가 열릴 때 공동체 구성원들을 가끔 만날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협동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 오늘날 축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요즘 기획자들은 소규모 축제에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대규모로 열려야 세계적인 축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마르가레텐’ 축제는 버려진 채석장을 활용한 오페라 축제로, 마을 축제에서 세계적 축제가 된 대표적 사례 중 하나다. 이처럼 축제의 규모와 상관없이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그 축제만의 매력이 부각될 때 세계적 축제로 나아갈 수 있다. 

자문받은 축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작년에 ‘강릉단오제’를 컨설팅한 일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주목했던 점은 단오가 한국의 대표적 명절이었다는 것이었다. 현재 일반 사람들은 단오를 보내지 않지만, 강릉 사람들은 전통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오는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 전통문화 재현 프로그램을 핵심 콘텐츠로 만들면 특색 있는 전통축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족 단위의 관람객은 축제에서 즐거운 체험을 하며 전통문화를 학습할 수 있다. 또한 한 마을의 민속신앙을 축제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했다. 비록 올해는 기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지만, 앞으로 ‘강릉단오제’가 전통문화를 잘 계승하기를 기대해본다.

전문가가 바라보는 현재 한국 축제의 모습은. 
현재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축제는 드물다. 세계적인 축제는 그 나라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인종, 전쟁 등의 인간 문제에 대한 고찰로부터 생겨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리우 카니발’은 아프리카 출신 흑인 노동자들의 향수가 담긴 전통 가무에서 시작됐다. 반면 한국은 지역 경제, 관광 등의 경제적 효과에 집중해 축제를 기획하는 경향이 있다. 이 방향성의 차이가 한국 축제와 세계적인 축제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일제강점기와 전쟁 등의 아픈 역사가 반세기 이상 계속돼 전통문화의 맥이 끊겨버린 탓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전히 경제성만을 중심으로 한 하나의 축제 평가 제도와 축제 순위화는 본질적인 축제 문화의 성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의 지방분권화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각 지자체에서 지향하는 축제를 직접 만들도록 지원해준다면 보다 다양한 축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축제의 재정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 실무 전문가를 육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축제 산업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세계적인 축제도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려는 과정에서 탄생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 어쩌면 색다른 축제를 기획하고 앞으로의 축제 방향성에 대해 고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마르가레텐' 축제.ⓒ유경숙 대표 제공
오스트리아의 '장크트 마르가레텐' 축제.
ⓒ유경숙 대표 제공
사진l 박주성 기자 pjs970726@
사진l 박주성 기자 pjs970726@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인사캠 - (03063) 서울특별시 종로구 성균관로 25-2 성균관대학교 호암관 3층 50325호
  • TEL : 02-760-1240
  • FAX : 02-762-5119
  • 자과캠 - (16419)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서부로 2066 성균관대학교 학생회관 2층 03205호
  • TEL : 031-290-5370
  • FAX : 031-290-5373
  • 상호 : 성대신문
  • 발행인 : 신동렬
  • 편집인 : 배상훈
  • 편집장 : 김지우
  • 등록번호 : 대전 가 00000
  • 등록일 : 2017-04-05
  • 발행일 : 2017-05-01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 성대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성대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skkuw.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