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과캠 만남 - 정차호(기계 80) 동문“제가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원장 민만기, 이하 법전원) 교수님 40명 중 당구를 제일 잘 쳐요.” 책이 빼곡히 들어선 책장과 프린트물이 가지런히 쌓인 책상, 그곳에서 만난 정차호(기계 80) 동문의 첫 마디는 유쾌했다. 그가 연구실에 책을 쌓아간 시간 동안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우리 학교 법전원 교수로 있는 정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우리나라 특허법의 과제를 제시하기까지창의성이란 선행자료를 검색하고 이해하는 능력 거인의 어깨에 오르기까지 “특별할 것 없는 유년 시절 후에 고등학교와 대학
역사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랑케지만, 그는 후대 학자들에게 많은 비판을 받아야만 했다. 랑케는 사관은 누구보다 중립적이어야 한다고 믿으며, 사관에게 ‘자아의 소거’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만큼 신화적인 요구 사항이 또 있을까. 역사학자 EH. 카는 랑케의 실증주의 사학을 부정했다. 그에 따르면 그 어떤 인간도 중립적일 수 없으며 중립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순간 이미 주관이 된다. 그는 역사에 대한 객관적이며 중립적인 접근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학자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오히려 끊임없이 역사를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의 선
올해가 3ㆍ1운동 100주년, 이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고 인구에 많이 회자되고 있다. 1910년 나라가 망한 이래 9년 만에 그야말로 거족적인 시위가 벌어지고 이어서 독립운동의 구심점이 될 임시정부를 만들었던 것은 독립운동사에 큰 업적이라 할 수 있다.3ㆍ1운동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평화 시위, 거족적인 시위라는 데 있지만은 않고, 요즘같이 소식을 곧바로 전달할 SNS나 통신수단이 미비했던 1919년에 동시다발적으로 전국에서 시위가 벌어졌다는 데 있다. 서울, 부산 등 특정 지역에서만 벌어졌다면 1980년 5월의
오카야마에 가 닿기 전, 1월의 나는 조금 바쁜 마음으로 무엇들이 시작되기 직전의 상태를 유지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일들을 준비하려면 그만큼의 다정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겨울의 오카야마는 그런 여운을 얻어 오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었다. 오카야마 대학에 도착한 날, 새까만 캠퍼스에 몇 명이 덩그러니 서서 선명한 북두칠성과 눈 마주친 순간부터 시간은 느긋하고 빠르게 지나갔다. 2주 동안 시간을 걷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이. 전철을 아주 많이 탔고 정말 많이 걸었다. 서울에서는 그런 생각을 자주 했었다. 잠을 푹
시작하기 좋은 곳"시작하기에 가장 완벽한 곳은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이다."-Dieter F. Uchtdorf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한다. 필멸자의 운명이란 영원에 비하면 찰나의 반짝거림, 그 반짝거림은 때론 눈물만큼 여리고 불꽃놀이만큼 아름답다. 영화는 검은 스크린 위에 명멸하며 쇼트가 되는 광채로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필멸자다. 시는 언어의 너머를 더듬으며 자기의 세계를 찢어내고 전연 존재하지 않던 세계를 열어보이는 언어 위 필멸자다. 그래서 다시 사랑해야 할 목록은 채워진다. 오즈 야스지로, 장 뤽 고다르, 스티븐 스필버그, 웨스 앤더슨 그리고 정지용, 윤동주, 김수영, 최승자, 진은영 등 결코 채워지지 않는 목록들. 그
우리 삶의 매 순간은 제품과 서비스, 공간과 콘텐츠, 지식과 아이디어를 소비하는 과정으로 채워지고 있다. 현대인들의 삶은 소비자로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을 먹고, 입고, 쓰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정보를 찾고, 어디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지까지 소비의 영역에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곧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연결되어 있다. 어떠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소비자는 무엇인가를 선택하기도 하며, 반대로 어떤 제품이나 기업에 대해 거부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소비자의 이러한 선택은 개인과 기업,
한국 사회를 가만히 지켜보면 '쏠림병'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날 와인이 알려지는가 싶더니 갑자기 온 사회가 와인 전문가로 넘친 일이 있다. 유럽에 꽤 오래 살면서도 그렇게 빈티지와 와인에 대한 정보를 줄줄이 읊는 것은 거의 보지 못했다. '어제처럼 오늘도 빈 보졸레 누보 병을 카페에 남겨두고 집으로 돌아간다'라고 쓴 블로거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멋진가? 내게는 이상하게 들렸다. 그때 떠오른 생각은 두 가지였다. 첫째, 우리 동네 슈퍼마켓에서 두 병 묶어 5유로에 파는 보졸레 누보가 그렇게 좋은 와인
네 녀석 바보같은 표정을 짓고 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