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포함한 스마트기기가 보편화된 오늘날, 사람들의 시선은 네모난 화면 속에 머무른다. 화면 위에서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정보는 끊임없이 쏟아진다. 현실 속 사회보다 가상 속 세계에 빠져 살아가는 이들에게 현실 사회는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현실과 가상의 현실이 자연스럽게 혼합되어 서로 명확히 구별하기 어려운 세계가 바로 ‘하이퍼리얼리티(Hyper Reality)’ 세계이다. 하이퍼리얼리티 세계에서는 가상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실재가 된다. 이는 진중권 작가의 미학 오디세이 3
하이퍼리얼리즘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화가들이 철학적이고 사회적인 생각을 먼저 하고 그것에 대한 반영으로 작업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어요. 대부분 자기가 좋아하기에 하는 거죠. 저는 어릴 때부터 사실적인 게 좋았어요. 군대 전역 후에는 사실적인 그림을 넘어서 아예 극한의 사실성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하이퍼리얼리즘 그림을 그리면서 저도 문제의식이 생겼어요. ‘내가 좋아서 그리는 그림이지만 사진과 똑같이 그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하이퍼리얼리즘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어요.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게 ‘내가 이만큼
트루먼의 하루는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됩니다. 늘 만나는 이웃 사람들에게 평소와 같은 인사를 나누며 다를 바 없는 하루의 반복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트루먼은 자신의 규칙적인 일상생활에서 같은 장소, 특정 시간대에 같은 사람들이 나타나는 등 무언가가 미묘하게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하늘에서 느닷없이 떨어진 촬영용 조명, 바다에서 익사한 줄 알았던 아버지의 등장 등 평범한 일상이 무언가 평범하지 않은 일상이 됩니다.사실 트루먼이 사는 ‘씨 헤이븐’이라는 도시는 거대한 돔으로 둘러싸인 인공 세트이고, 그 안에 설치된 5000대의 카
보도면 비판해 달라. 1면이 시선을 사로잡지 못해요. 커버 사진이 별로여서 더 안 끌렸던 것 같아요. 인사캠과 자과캠이 함께 담겨있는데 사실 자과캠 모습이 쭉 이어진 건 줄 알았어요. 새 학기를 연다는 느낌에서 문이 있는 건 좋았지만 사진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데 가운데에 글이 적혀 있으니 가독성이 떨어졌어요. 1면이 눈에 띄어야 계속 읽어볼 마음이 생길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서 아쉬웠어요.사회면 비판해 달라.나가사키 군함도가 여러 언론 매체에 등장해서 학우들이 이미 충분히 많이 알고 있는 내용이잖아요. 요즘 사회가 혼란스럽기 때
우리의 일상은 무수한 색채에 휩싸여 있다. 집을 나서는 순간 머리 위에 드리워지는 푸른 하늘, 새하얀 뭉게구름. 눈길을 돌리면 싹을 틔우기 시작한 초록색 새싹과 그것을 감싸는 갈색의 흙이 보인다. 자연을 눈에 담고 길을 걷다 보니 깜빡이는 신호등의 초록색 불빛에 서둘러 뛰게 된다. 버스 안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옷 색깔은 다채롭다. 이처럼 등교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수많은 색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가 접하는 모든 물질은 각각의 고유 색채를 지니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든 인지하지 않든 우리의 일상은 컬러 영화 속 장면들이다.스쳐 지나가는
컬러테라피스트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대학교 교양 수업에서 *색채학을 처음 접하고 재밌게 배웠어요. 그 이후 직장에 다니면서도 색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책을 읽다가 ‘컬러테라피’라는 단어를 우연히 발견했어요. 그 단어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때가 2000년대 초반이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컬러테라피가 활성화되지도 않았고 교육하는 곳도 없었어요. 그래서 몇 년 동안 제게 맞는 방법, 사람들에게 컬러테라피를 쉽게 전할 방법을 찾아서 공부했어요. 지금은 색채와 심리를 연관 지어 사람들을 가르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3월의 첫날, 봄의 시작을 알리는 빗방울이라기엔 무거웠고 겨울의 끝을 알리기엔 가벼웠다. 종로3가 전철역 5번 출구로 나와 소란스러운 거리에서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어느새 그 시절 음악의 메카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음악을 꿈꾸는 사람들의 ‘낙원’, 1980년대 악기에 대한 수요 증대로 호황을 누리던 낙원상가 아래 골목을 걷다 보면 어렵지 않게 라이브 재즈 카페 ‘천년동안도’ 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호텔 1층에 자리 잡은 천년동안도 카페 옆으로는 옛 정취를 머금은 세련된 한옥 골목이 이어진다. 창밖에서 들여다
11:00 날씨는 화창했고 거리에 떨어진 낙엽은 바스락 밟혔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토요일, 혜화역으로 향하는 시내버스 안 승객들은 어제와 같은 오늘을 맞이하고 있었다. 각자의 할 일을 하며 버스 내 설치된 모니터 화면 하단 실시간 한 줄 뉴스에 눈길을 던진다. ‘오늘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최순실 게이트’ 최대 분수령.’ 2016년 11월 12일 토요일은 결코 평범치 않은, 역사적인 토요일이다.13:00혜화역 2번 출구 근처에서 대학생의 목소리를 듣는 대학생 시국 대회가 시작됐다. 전국 각지 70여 개
모형 비행기 등을 날리는 용도의 서울 가양대교 북단 가양 비행장과 강동 광나루 비행장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드론을 날리기 위해서는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허가 절차도 복잡하다. 지역마다 국방부, 수도방위사령부, 서울지방항공청 등 신고 주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서울 중심부인 종로 일대 비행금지구역에서 드론을 날리고자 하면 국방부에서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하며, 수도방위사령부에 7일 전 신고를 해야만 한다. 이 같은 절차를 거치다 보면 꼬박 2주일가량 걸린다. 비행금지구역과 관제권(항공이착륙지역과 인근)을 제외한 일
‘아프니까 청춘이다.’ 불안하고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오늘날 청춘의 아픔은 당연시되고 있다.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학점 등 20대 청춘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영역은 광범위하다. 하지만 대학 시절 내내 이어지는 그들의 노력은 취업의 잣대로 이어져 공허함만을 가져온다. 남들에 비해 초라하게 보이는 스펙에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취업, 청춘의 빛은 바래졌고 마음의 병을 남긴다. 아픈 청춘의 단면은 그들 사이에 떠도는 신조어를 통해서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생의 허무함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대학교 때 연극반을 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제가 80년대에 대학을 들어갔는데 당시 사회 분위기가 대학생이라면 운동권 활동을 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던 시기에요. 제가 다녔던 대학의 연극반이 정치 성향이 강했어요. 저는 사회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겁이 많고 육체적으로도 약해서 연기를 학생 운동의 한 부분으로 삼았던 거죠. 육체적으로 힘들지도 않고 재미도 있으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도 있고. 대학을 졸업할 무렵 사상적으로 혼란감도 느끼고 인생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들었어요. 취직할 나이
어둠이 내려앉은 밤, 전투는 시작된다. 그들이 손에 든 무기는 총과 칼이 아닌 ‘꽃’. 그들의 움직임은 누구보다 은밀하며 신중하다. 쓰레기가 쌓여버린 공간, 쓰레기를 치우고 그곳을 꽃으로 채우는 사람들. 그들은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쓰레기가 쌓인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공간이 쓰레기장이 아닐 때 발생한다. 그 공간의 용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무심코 버린 쓰레기 하나는 수십 개의 쓰레기를 낳고 그 공간은 어느새 쓰레기장이 된다. 공간의 본래 모습은 쓰레기에 묻혀 순식간에 잊히고 지독한 악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