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제타호의 혜성 착륙을 이틀 앞둔 가을날, 대전의 한국천문연구원을 방문해 역사천문학과 천체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안상현 연구원을 만났다. 그를 만나 혜성, 로제타 그리고 앞으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로제타호가 발사된 후 혜성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혜성이란 과연 무엇인가. 옛날 사람들은 혜성을 불길한 대상이라 여기며 그저 지구 대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했다. 16세기가 돼서야 혜성은 천체임이 밝혀졌고, 그 후에 태양을 초점으로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는 태양계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혜성은 △핵 △
1799년 8월, 이집트를 침공하기 위해 원정을 나선 나폴레옹은 알렉산드리아 나일강의 로제타 마을에서 비석조각인 로제타석을 발견한다. 조각의 상단에는 고대 이집트 상형 문자인 성각문자가, 중단에는 민중문자인 디모틱, 하단에는 그리스 문자로 비문이 새겨져 있었다. 당시 잃어버린 문자였던 고대 이집트어는 20년간 해독되지 못했다. 1822년, 장 프랑소와 샹폴리옹은 로제타석의 그리스 문자와 이집트어의 비교 연구 끝에 성각문자를 해독하는데 성공한다. 이는 많은 학자들이 고대 이집트학을 연구하고 유적들을 발굴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성각문
‘고전’이란 단어를 보고 있자면 왠지 모를 엄숙함과 함께 두려움이 엄습한다. 한문 가득한 옛 고전을 발견한다면 아마 대부분 깜짝 놀라 덮어버리고 말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위해 우리 고전을 현대어로 번역하고 대중들에게 알리는 사업을 벌이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고전번역원’이다. 그곳을 직접 방문해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자세히 들어 봤다. 한국고전번역원(이하 고전번역원)의 역사는 1965년 학계 원로 50명이 창립한 민족문화추진회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는 민족 주체성과 정통성 회복이 강력하게 요구되던 시기였기 때문에 △삼국유사
최근 고전번역원에서 출간한 책 '후설'은 지금까지 번역된 승정원일기를 바탕으로 승정원일기의 가치를 널리 알려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책 집필을 주도했던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을 만나 고전 원문의 번역과정과 '후설'을 출간한 배경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세계기록유산인 승정원일기가 ‘후설’이라는 대중서로 세상에 나왔다. 어떻게 해서 출간 되었나.승정원일기의 자료적 가치가 높고 활용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 속도로는 근 백 년 후에야 완역된다. 여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고, 작년 5월 국회에서 승정원일기 번역
지난 11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한신대학교 정신분석대학원과 한국정신분석가전문가협회에서 주최한 학술대회가 열렸다. ‘꿈은 지금도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인가?’라는 주제로 발표를 맡은 이준호 한신대학교 정신분석대학원 교수는 광화문 심리치료센터 소장을 겸임 중인 정신분석학 전문가다.본 발표는 먼저 정신분석 이론의 근간이 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부터 출발했다. 이어서 프로이트의 한계를 지적하며 등장한 신경생리학적 꿈의 개념과 사용에 대해서 살펴봤다. 마지막으로, 오늘날 신경과학과 현대정신분석이 프로이트의 꿈-정신분석 이론을 어떤
천체물리학계의 불모지라 불릴 만한 우리나라에서 천체물리학에 발을 담근 계기가 있나.대학교에선 가속기를 이용한 물리, 입자물리학을 전공했다. 대학교 졸업을 하고 나서야 천체 쪽으로 관심이 생겼다. 그렇게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두 학문은 서로 사촌지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체물리학에서 중요한 △감마선폭발 △빅뱅 △초기우주 같은 현상들은 모두 입자물리학과 관련이 있어 자연스럽게 ‘우주의 비밀을 파헤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사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대학생이어서 대학원 공부가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하지
우리 학교는 태양광에너지 산업 분야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본지 1556호에 소개된 ‘태양광산업 글로벌 리더 양성 고급트랙’을 운영하고, 지난 7월엔 ‘제4회 성균국제솔라포럼’을 열기도 했다. 특히 성균국제솔라포럼에선 전 세계에서 태양전지 분야에 저명한 교수들이 참여했다. 최근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태양광 에너지 산업의 핵심 요소인 태양전지에 대해 알아보자.얇은 판 속 숨겨진 원리태양전지는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사용해 태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장치다. 이때 사용되는 원리가 바로 빛의
지난 18일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한국을 방문했다. 피케티는 지난 해 8월 책 ‘21세기 자본’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불평등’을 세계 경제학자들의 최고 화두로 만들었다. 소득 불평등의 원인을 분석하는 피케티의 독창적인 연구방법과 해결책은 점점 더 논의를 확장시키며 그 영향력을 키우는 중이다. 최근 담뱃세와 주민세 인상으로 소득 분배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진 우리나라 역시 피케티 열풍이 강력히 일고 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유종일 교수를 만나 ‘21세기 자본’을 분석하고 현재 우리나라의 불평등 상황을 진단해봤다.피케티는
라페엘의 ‘아테네 학당’에는 △과학자 △수학자 △예술가 △철학가 등 54명이 한자리에 모여있다. 약 500년이 지난 지금, “수학과 다른 학문을 연결(bridge)하자”며 전 세계 지성인들이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 모였다. 올해 18회를 맞는 Bridges Conference가 아시아 최초로 대한민국에서 열린 것이다. 첨단 전시과 유창영 과장은 “교육부가 강조하는 ‘융합’을 실제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이해시켜주고 싶었다”고 유치 이유를 밝혔다.이번 Bridges Seoul 2014에서는 한국적 특색과 과학기술을
지난 7월 울리히 벡 교수를 한국으로 초청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한 교수는 벡 교수와 많은 연구를 함께해왔다. 그에게 한국 사회에 위험사회 이론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들어봤다. 인터뷰는 보슬비가 내리는 야외에서 진행됐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설명을 이어갔다. 세월호, 군 인권 문제, 싱크홀 등 여러 위험이 우리나라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위험사회’의 맥락에서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위험의 유형과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세 가지 경우만 이야기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곳곳에 위험요소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오늘날 한국학 연구에는 국내 학자뿐 아니라 해외 학자들도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정부 출연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과 한국국제교류재단 등이 주축이 돼 해외 한국학 연구자들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으며, 한국학 전문기관 IUC 역시 해외 한국학자에 대한 교육 및 국제 교류를 준비 중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유럽한국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해외 한국학 연구의 대가인 우리 학교 동아시아학술원 보데인 왈라반 석좌교수를 만나 해외 한국학 연구에 대해 들어봤다.어떤 계기로 한국학 연구를 시작하게 됐는가.원래는 일본에 관심이 많았다. 일본 미술과
한국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도모하기 위해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학문인 한국학이 있다. 그러나 아직 대중에게 한국학은 생소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이번 학술면에서는 국내외 한국학 연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한국학, 한국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다한국학은 문자 그대로 한국을 다루는 학문으로 그 범위가 매우 광대하다. 사실, 한국학이 정확히 무엇이고 언제 나타났으며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다뤄야 하는지 등에 대해 학자들마다 입장이 다르다. 그럼에도 많은 학자들은 한국학이 한국을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며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한다. 한국학 연구의
“시민들이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수 없다.”정말 필요한 것은 없어질 수가 없다. 그러나 그것이 지속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면, 다른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자기 언급적’인 형태로 유리한 논리를 반복하지는 않았는지, 혹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평가를 받았는지, 피상적인 방식으로 논의되지는 않았는지 고민해 봐야한다. 그래서 이번 학술면에서는 가장 오래된 논의 중 하나인 ‘인문학의 위기’를 다루기로 했다.
문과대 학우들은 대학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그 이유와 인문학 수업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현재 문과대 총 재적생 2757명 중 1492명인 54.1%가 복수전공을 하고 있었으며, 이 중 50% 이상이 경영학(29.8%)과 국제통상(24.2%)을 전공하고 있었다.(성균관대 문과대 제공) 문과대 학생 10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대중 인문학과 대비되는 대학 내 인문학 위기의 원인으로 ‘실용 전공 중심의 대학 구조’(37%)를 뽑았다. 전공강좌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높았으나(85%) 전공 수업방식에 문제가 있
정부에서 대학구조개혁과 관련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교수사회에서도 인문학의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문학총연합회는 지난달 9일 ‘평가 및 지원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도 한국만의 독자적 지식생산 기반이 없다는 주장과 교수 업적 평가제도에 대해 대안이 제시됐다. 우리 학교에서 인문학을 가르치는 두 교수도 인문학이 처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평가제도 개선’을 주장했다. 모국어 인문학이 없는 ‘얼빠진 인문학’철학과 이종관 교수는 한국의 인문학을 ‘얼빠진 인문학’이라고 표현했다. 언어철
지난달 24일 인문학협동조합은 ‘인문학 대중화의 현황과 과제’라는 심포지엄을 개최해, 여러 주체들이 실현하고 있는 ‘인문학 대중화’가 ‘인문학의 위기’로 이어지는 원인을 분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대학 △정부 △출판계 △일반 대중강의업체 종사자가 각자의 분야에서 분석한 인문학 대중화 현상을 발표·토론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인문학 가치 훼손하는 공공기관최근 정부는 정책적으로 인문학 대중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경제적 토대뿐만 아니라 정신적·문화적 토양을 일구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7월 이런
강영진 교수(국정관리대학원 갈등해결센터장)는 국내 최초 ‘갈등해결학’ 박사이자 갈등해결 전문가다. 강 교수는 얼마 전 서울시 북아현동의 강제 철거 반대로 718일 동안 농성을 했던 이선형 곱창집 부부 사건을 해결하기도 했다.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정관으로 참여해 ‘구청장의 사과’와 ‘사업자금 대출보장’이 적힌 합의서를 이끌어냈다. 한국 사회의 취약한 갈등해결시스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현장과 교단에서 활동하는 그에게 갈등해결에 대해 자문했다. 국내에서 ‘갈등해결학’ 박사 1호라고 들었다. 갈등해결의 전문가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한국은 ‘법대로’ 해결한다삼성경제연구소는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사회 갈등 수준이 OECD 27개국 중 2위이며, 갈등지수를 OECD 회원국의 평균수준까지 낮춘다면 2010년 기준으로 1인당 GDP가 27%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지표가 얼마나 객관성을 갖는지는 모르지만 밀양송전탑 문제와 더불어 각종 철거민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여전히 남아있다. 문제는 갈등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갈등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방식에 있다. 2012년 대검찰청에 따르면 한 해 평균 우리나라 인구 1만 명당 고소?고발은 80건 가량으로 비슷한 사법체계를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뜻하는 빅데이터. 오늘날 빅데이터는 여러 분야로 퍼지고 있다. 언론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특히 언론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높아지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통해 언론의 객관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 속에서, 우리 학교 인터랙션 사이언스학과 신동희 교수가 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데이터 저널리즘, 빅데이터와 저널리즘의 결합데이터 저널리즘은 ‘데이터의 △분석 △수집 △스토리화 △시각화 △정리 등의 과정을 통해 저널리
지난 3일 독일 GSI 헬름홀츠 중이온 연구소 연구진이 117번 원소 ‘우눈셉튬(Uus)’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원소는 곧 주기율표에 정식으로 등재될 예정이다. 원소 주기율표는 '주기성을 나타내는 원소를 원자번호의 순서대로 배열하면서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원소들이 같은 족으로 배열되도록 분류한 것'이다. 현존하는 원소들이 모여 있는 주기율표를 파헤쳐보자.원소를 알아야 주기율표를 알 수 있다주기율표를 알기 위해선 ‘원소’의 개념이 필요하다. 원소란 모든 물질의 기본 구성 요소다. 예를 들어 물 분자는 산소 원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