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수는 이야기를 파는 사람이다. 조선시대에 등장한 그들은 사람 많은 거리에서 책을 읽어주고 돈을 벌었다. 조선시대에 전기수라는 직업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높은 문맹률과 낮은 책 보급률이다. 글도 모르고, 책 살 돈도 없던 서민들은 전기수에게 동전 몇 잎을 던져주고 이야기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이렇듯 전기수는 전근대적인 구술문화의 대표적인 예다. 우리나라에서 1930년대까지 광범위하게 나타났던 전근대적인 구술문화는 공동체적 독서와 음독(音讀)으로 표현된다. 공동체적 독서는 △전기수와 같이 한 명이 읽고 고민하여 이야기를 풀어
광화문역 지하도에는 1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천막이 있다. 대형 서점과 화장품 상점들이 즐비한 길목에 있는 이 천막은 비장애인 중심의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장애인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담긴 장소다. 전장연은 지난해 8월 20일부터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공동행동'을 꾸리고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장애인용 화장실과 경사로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광화문역 지하도를 택했다. 그러나 천막 설치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12시간 동안 대치하는 소동은 피할 수 없었다. 말복 더위에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반나절을 경찰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
인권센터는 대학 인권문화의 보루가 될 수 있을까. 인권 가이드라인 도입 예고와 함께, 학내 인권 담론의 촉매로서 인권센터에 거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권센터만으로 대학이 인권 친화적인 문화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은 지나친 낙관이다. 이는 서울대 인권센터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지난해 10월 인권센터는 대학원생 학내 인권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대학원생의 10% 정도만 참여했다는 대표성의 한계를 고려해도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원생 1,352명은 교수로부터 △폭언 및 욕설을 듣거나 (18.9
도심 한복판에서 타인의 죽음을 기린다는 것 덕수궁의 정문인 대한문. 한때 궁궐의 중심 행차로였던 이곳은, 현재 늘어선 경찰들과 거대한 경찰 차량으로 둘러 막혀 있다. 24시간 계속되는 네 개 중대의 특별 관리 속에서 쌍차 분향소를 지키기 위한 투쟁이 1년을 넘겼다. 사회의 무관심 속에 죽음을 맞은 쌍차 해고자들을 기리고자 시민들은 손수 그들의 상주로 나섰다. 기자도 사흘간 그들의 상주가 돼 대한문 분향소를 지켰다. 1일 차 횡단보도 너머로 본 대한문의 첫인상은 선뜻 발을 내딛기 힘든 곳이었다. 거대한 경찰 차량 두 대가 시야를 막고
‘신혜연님을 위한 희망설계 제안서’. 진찰로부터 2주 뒤에 얻은 토토협의 진단 및 처방이다. 1차 재무상담을 받은 기자는 돈 관리에 대한 무지를 깨닫고 초조한 마음으로 처방전을 기다렸다. 그리고 지난 6월 20일. 토토협 사무실에서 그 해답을 들을 수 있었다.진단 : 수입 일정화 하고 저축 계획 수립해야 진단은 크게 △현금흐름표 △분석내용 △총평으로 나뉘었다. △수입 △비정기수입 △정기지출 △비정기지출 등의 항목으로 이뤄진 현금흐름표엔 지난 상담 때 가늠했던 예상 지출 수치가 적혀 있었다. 현재 기자의 대략적인 수입과 지출을 보여주
우리 학교 인사캠이 위치한 종로구는 옛 문화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이다. 특히 북촌은 옛 서울의 정취를 잘 간직한 것으로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런 북촌에 최근 개발바람이 불고 있다. △관광객용 대형 화장실 건설 △원활한 차량소통을 위한 화동고개 평탄화 △지하주차장 건설 등 북촌은 관광객을 맞을 준비로 분주하다. 이런 와중에 일부 주민들은 북촌을 수용
오늘날 대학생들에게 돈은 무슨 의미일까. 대학가엔 주식투자동아리와 재테크 학회가 범람하고, 언론에선 모든 청년이 금융 전문가가 돼야 할 것처럼 떠들어대지만 대학생들에게 돈 관리는 여전히 먼 얘기다. 막연히 좋은 직장에 가서 높은 연봉을 받으면 모든 돈 문제가 사라질 거라고 믿을 뿐 정작 돈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은 알지 못한다. 88만원 세대에게 재정자립은
민주화의 봄은 쉽게 오지 않았다. 1991년 5월의 캠퍼스는 노태우 정권의 공안통치에 맞선 투쟁으로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다. 이때 김귀정(불문88) 심산연구회 회장이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다 백골단의 토끼몰이 진압에 희생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최루탄이 난무하는 현장에서 열사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학우들이 모여들었고, 그녀의 죽음은 민주화의 봄을
“대포를 쏘다 새총을 쏘는 느낌이다.” 최승호 PD는 뉴스타파에서의 활동을 이렇게 표현했다.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M의 비밀’ 등 숱한 화제작들을 낳은 대한민국 대표 시사 PD인 그는 지난해 6월, 파업 참가 등을 이유로 MBC로부터 해고당했다. 최 PD는 평소 정권을 향한 성역
“당신에게 교육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을 받은 대부분의 대한민국 대학생들은 ‘학교’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여기, '교육=학교 교육'이라는 등식을 깨고자 이십여 년의 세월을 바친 사람이 있다. 대안교육 전문 잡지 '민들레' 현병호 대표다. 그는 대한민국에 탈학교 대안교육 문제를 처음으로 불러일으킨 대표적
오는 17일 △우리 학교 △서강대 △한양대가 참여하는 경영체전 ‘베리타스원’이 첫 선을 보인다. 각 학교의 경영대 학우들이 선수로 참가하는 이번 체전에는 일반 학우도 관객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한양대학교 대운동장 올림픽체육관에서 오전 10시부터 경기를 벌이며, △농구 △야구 △축구 등 3개 종목이 리그방식으로 치러진다. 경기 시간표는
“차별금지법의 제정을 촉구합니다!” 지난 2일, 우리 학교 인사캠 대성로에 차별금지법 제정에 관한 대자보가 등장했다. 지난달 민주통합당이 ‘차별금지법안’ 발의를 철회한 사안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것으로 시작된 이 대자보는, “모든 이들이 그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의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