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냉정과 열정 사이』의 남자 주인공 준세이를 기억하는지. 그의 직업은 미술 복원사다. 제 빛을 잃고 과거 언저리를 맴맴 돌던 물감자국에 다시 생명을 주는 일. 지나간 세월에 꽁꽁 묶여 있던 아오이와의 추억도 그의 손길 아래 새로운 사랑의 가능성으로 복원된다. 엄밀히 말해 미술 복원은 예술이 아니다. 예술을 지키는 기술일 뿐. 하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기
이번 학기 학부대학(학장:유홍준 교수ㆍ사회)은 표절방지교육을 주요 사업으로 선정해 적극 추진 중이다.표절방지교육은 일명 ‘짜깁기’와 같은 과제물 부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학부대학이 마련한 방책이다. 교양과목을 비롯한 모든 전공과목의 과제물 수행 시 타인의 저작물을 그대로 베끼거나 지나치게 도용하는 일을 예방하고 표절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난 일 년 간 나름 여러 종류의 기사를 끄적여봤다. 스트레이트, 리뷰, 총론, 스케치 등등. 쓰기 어렵기로 따지면 오십보백보지만 나는 유독 인터뷰 기사에 벌벌 떨곤 한다. 취재원 앞에만 서면 갑자기 식은땀을 장신구처럼 매달고 헛소리를 남발해버린다. 게다가 안달복달 간 쓸개 다 내놓고 컨텍 시도를 하는 일 또한 얼마나 천만근 같은 부담을 허리춤에 푹 찔러주
교육과학기술부(이하:교과부)가 입시 전형의 단순화를 요구함에 따라 우리 학교 2012학년도 입학 전형에도 다소 변화가 생겼다. 교과부는 지난 1월 주요 대학 총장과의 간담회에서 “대입 전형이 복잡해 학생들이 혼란을 겪고 있으니 간소화하길 바란다”며 대학별 입시 전형 변화 추이를 재정지원에 반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우리 학교는 일부
“인생은 여행이라오. 디자인이기도 하고” 이보다 그를 온전히 표현해낼 수 있는 말이 또 있을까. 여러 땅, 다양한 사람들을 거친 그의 여행은 그림으로, 소설로, 연극으로, 또 결국엔 디자인으로 기록되곤 한다. 그가 들려준 여행과 작품과 삶의 이야기들. 그 중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고요히 가슴을 울리던 몇몇 말들은 끝내 &lsquo
새 학기를 맞아 성균어학원(원장:홍덕선 교수ㆍ영문)에서 영어 작문능력 지원 서비스 ‘라이팅 센터(Writing Center)’를 운영한다.Writing Center는 학부교육선진화사업(ACE사업)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제공되는 영작문 교정 상담 서비스다. 학우들은 이 서비스를 통해 자신이 작성한 영작문의 △단어선택 △문맥의 흐름과 연관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고뿌(컵) 없이는 못 마십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 천지에 널려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활용할 매개물 없이는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 이 노랫말이 어울리는 경우가 또 있다. ‘예술’과 ‘문화예술경영’의 관계가 바로 그것. 문화ㆍ예술을 보다 청량감 있게 들이킬 수 있도록 돕는 이 신기한 도구에 세상이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문화예술경영’이라 쓰고 ○○○이라 읽는다 문화예술경영에 대해 정의 내리기 전에 생각해보자. 문화예술경영이란 단어를 접했을 때 △문화예술을 위한 경영 △경영을 위한 문화예술 △문화예술을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여자는 나직이, 그렇지만 북받치는 가슴으로 시를 읽는다. 가만 바라다보던 남자가 곧 그것을 힘차게 받아 왼다. “그 숲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두 시선이 마주 웃는다.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이다.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나? 쇼핑은? 사람구경이나 술은? 넷 다 좋다는 사람도, 이 중 하나만 좋아하는 사람도 적적한 토요일 밤을 후회 없이 보낼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이름도 묻기 전에 인파 속으로 사라진 빨간 머리 여자는 소리쳤다. “좋아하는 게 다 있어 이곳이 좋다”고.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2011학년도 수강신청이 진행된다. 이번 수강신청은 학년별, 계열별로 신청 기간이 다르고 일부 분반처리 기간에는 신청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수강신청을 원하는 학우는 사전에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혹은 GLS 학사공지에 게시된 일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나직이 건네는 인사말이 꾸밈없다. 재주 많은 손이 도록을 건넨다. 그들의 작품 사이 교집합이라곤 ‘졸업’이라는 단어뿐. 발칙한 개성으로 가득 찬 전시회는 지극히 자유롭고 부담 없이 설렌다. 졸업작품전시회. 그림을 짓누르는 휘황찬란한 이름이 아니라 더욱 맘에 든다. 작품과 나 사이엔 유리 한 켜조차 없고, 코가 닿을 정도로 들여다봐도 제
오는 29일부터 학부소속 대계열 생들의 전공 진입 신청이 시작된다. 오전 10시부터 내달 3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1차 전공 진입은 1학기 성적만 반영하므로 확정된 것이 아닌 가변적인 결과만 얻을 수 있다. 이 기간에 계열생들은 학교 홈페이지에서 ‘GLS→신청/자격관리→전공신청’ 순서로 접속해 자신의 해당 학부 내 모든 전공 학과의 진입 희망 순위를 매겨야 한다.
바쁘다. 비좁다. 잠이 온다. 버스에 올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저마다 다른 사연, 망상을 싣고 오늘도 버스는 이 땅 구석구석을 핏줄처럼 돈다. 묵묵히 먼지투성이 길을 달리는 그들에 대해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나. 너무 익숙해서 오래 묵혀 버린 그들의 이야기. 한 번쯤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긴긴 흑백 사진 속을 지나1928년 4월. 1
그에겐 유독 수식어가 많다. 크리에이터, 미디어 아티스트, 미래파 예술가 등등. 하지만 자신을 소개해야 할 때 그는 그냥 ‘작가’라고 말하곤 한다. 이것저것 다양한 일을 골고루 해보고 싶은 만큼 아직 구체적인 수식어로 옭아 매이기 싫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작가라는 단출한 명명마저 사회를 편리하게 살아가기 위한 임시 타이틀일 뿐. 그를
혼자서 애달프게 그리던 사랑하는 이의 얼굴, 그리고 달려가 마주한 얼굴. 그 둘이 너무도 달라서 내 감정을 의심해 본 적 없나요? 아무도 자신 있게 “응, 없어”하고 대답할 수 없을 거예요. 우리네 사랑의 작대기는 실재보다는 달콤한 환상을 가리키기 더 쉬우니까요. 한바탕 폭격이 지나간 자리,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비틀비틀 일어서는 이 남자의 이름은 ‘인만’입니다. 남북전쟁에 참전한 군인이지요. 간절히 뻗는 피투성이 손끝에 닿을 듯 말 듯 흔들리는 흑백 사진이 보이나요. 그 속에는 아름다운 연인 ‘에이다’가 있습니다. 그가 돌아올 날만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에는 화려한 사교파티와 그 속에서 춤을 추는 남녀가 자주 등장한다. 넓은 볼룸(Ballroom)에서 파트너와 추는 이 춤, 일명 볼룸댄스가 바로 오늘날 댄스스포츠의 기원이다. “이렇게 태어나 바람잘 날 없었네” 사교 매체에 불과했던 영국의 볼룸댄스는 1920년대 들어 변신을 꾀한다. 단순히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해질 뿐이었던 동작이나 기법 등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시작한 것. 왈츠, 탱고 등의 ‘모던댄스’와 룸바, 차차차 등의 ‘라틴댄스’로 구분된 것도 이 시기다. 여기에 점차 스포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