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현재 국내 뮤지컬 시장의 매출 규모는 약 3,000억 원에 달한다. 뉴욕, 런던에 이어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손꼽힐 정도다. 하지만 뮤지컬이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던 당시만 하더라도 창작뮤지컬은 라이선스 뮤지컬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뮤지컬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셜록홈즈’ 등을 만든 노우성 연출은 “제가 처음 데뷔한 때가 1999년도예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런데 그때만 해도 창작뮤지컬이 거의 없었던 시기였거든요. 우리나라 관객들의 정서에 맞는 뮤지컬인 창작뮤지컬이 필요했죠. 적은 예산으로도 완성도 높은
뮤지컬 연출가는 어떤 일을 하는지 소개해달라.뮤지컬을 만드는 재료로 크게 대본과 음악이 있다. 연출가는 이를 무대 위에서 어떤 방식으로 표현할지 계획하는 사람이다. 연습이 시작되면 배우, 스텝들과 대본 리딩을 하면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발전시킨다. 작품이 만들어진 후에도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한다. 연출가는 조명 디자이너나 배우가 아니다. 조명이 만들어지고 연기를 하는 명확한 과정보다는 각 스텝의 작업물이 모두 합쳐졌을 때 어떠한 그림이 나올지를 구상하고, 이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게 연출가다.2002년 뮤
사람들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해서 밥을 먹지 않는다. 우울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혹은 다른 사람과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찾는다. 식당은 그러한 욕망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맛집’은 최근 만들어진 말이 아니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인 KBS ‘VJ 특공대’나 MBC ‘찾아라 맛있는 TV’는 각각 2000년, 2001년 첫 방송을 한 이래 꾸준히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먹는 방송, 일명 ‘먹방’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들이 예전에는 교양·시사 프로그램으로 분류됐던 것에 비해 오늘날의
세치 혀로 세상을 맛보다,맛집 동아리 '혀'서울·경기 대학생 맛집 동아리 ‘혀’는 2010년도 7월에 생긴 이래 11기째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한 군인의 식탐이었다. 창립자 이중원 씨는 군 복무중 맛집 소개 방송을 보며 대학생들끼리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모임을 구상했다. 처음에는 지인들끼리만 구성된 것이 해를 거듭하며 누적 회원 수 1,500명을 넘는 지금의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들은 매달 대학교 강의실을 빌려 정기 회의를 하고, 조별로 맛집을 탐방하는 ‘텅그데이’를 진행한다. 맛집 선택은 단순하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자과캠 학우라면 모든 수업이 끝난 어둑한 시간 화려한 단복이 아닌 평범한 운동복에 음악에 맞춰 연습을 하는 응원단을 자주 봤을 것이다. 인사캠도 예외는 아니다. 늦은 밤 빠른 박자와 우렁찬 노랫소리가 학생회관 1층을 뒤덮는다. 이들이 바로 킹고응원단이다. 단원들의 힘찬 동작들로 연습실은 열기가 후끈하다. 우리 학교에 처음 발을 디디던 입학식 날, 멋모르고 강당에 들어섰다가 “자, 일어나서 따라 해보세요!” 소리를 듣고 멋쩍게 응원 군무를 따라 했던 신입생 때가 기억나는가. 과 선배보다도 먼저 우리를 환영하던 킹고응원단은 지난 8일
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응원은 큰 역할을 한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이맘때면 고등학교 시절 수능장 앞에서 커피와 함께 후배들의 응원을 받던 때가 생각난다. 대학에 와서는 “너도 시험 잘 봐” 등의 응원을 받고, 군대에 갈 땐 “2년 금방 갈 거야, 잘 다녀와”처럼 응원을 받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수없이 많은 응원을 받으며 살아왔다. 삶에 깃든 응원 하나하나는 우리 마음에 큰 위안이 되곤 한다. 그래도 응원이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은 역시 스포츠 경기다. 2002년 월드컵에서 이룬 우리의 4강 기적은 붉은악마의 응원이 함
지난해 국내 상영 영화의 평균 상영 시간은 130분이었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당신이 팝콘을 먹고, 허리를 몇 번 뒤척인 그 시간은 수많은 감독과 배우, 스태프가 몇 개월 심지어는 몇 년을 쏟은 시간이라는 것을. 하나의 영화가 만들어가기까지의 숨 가쁜 움직임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슬비(영상 11) 학우의 졸업 작품 의 4개월 간 제작과정을 알아봤다. 모든 시작은 아이디어 하나에서영화는 영화감독의 아이디어 하나에서 출발한다. 우리 학교 영상학과 학우들은 ‘졸업작품연구’라는 수업을 통해 졸업작품 전반에
우리는 영화를 ‘본다’. 하지만 상상해보자. 에 오싹한 벨소리가 없었다면? 에 기타맨의 연주소리가 울려 퍼지지 않았다면? 어딘가 허전한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소리가 없는 영화는 그저 반쪽짜리 에너지를 전달할 뿐이다. 우리가 정신없이 영상을 눈으로 좇는 동안, 소리는 그 뒤에 숨어서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고 있었다.동시녹음기사, 소리를 가다듬다촬영 현장에 슬레이트 소리가 울려 퍼지고 모두가 배우에게 시선이 고정된 순간, 유독 귀를 쫑긋 세우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동시녹음기사다. 동시녹음기사는 촬영 현장에서 발
빛나는 플래시 라이트, 매혹적인 레드카펫, 그 위를 뒤덮는 여배우들의 드레스 자락. 우리가 생각하는 영화제의 모습이다. 영화제 기간이면 낯 뜨거운 노출 얘기로 인터넷이 떠들썩하지만 사실 그보다 더 뜨거운 영화제의 진짜 모습은 다들 잘 모른다. 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의 ‘축제’다.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가 올해로 스무 살을 맞이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열렸다. 배우뿐만 아니라 관객, 감독 등 많은 영화인들이 부산을 찾았다.부산을 찾은 22만의 관객들 지난 2일 오전 8시, 부산영화의 전당
, 'GV'를 만나다영화가 끝나고 한 여자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녀는 우니 르콩트, 영화의 감독이었다. 는 물리치료사인 엘리자가 친모를 찾아가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GV로 상영됐는데, GV는 게스트와 만남의 약자로 상영관에서 영화 제작자 및 감독과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감독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손을 들고 질문을 쏟아 붓기 시작했다. 영화적 장치에 대한 것부터 감독의 생각까지 각기 다른 관점의 질문들은 다른 관객들의
오전 9시, 꽃다발에 쓰는 꽃을 파는 절화 매장이 한창 활기찰 때다. 양재 꽃시장은 서울 서초구에 있는 aT 농수산식품센터 옆에 있다. 정문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aT 공판장. 이곳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그 뒤로 화환 매장이 있고, 종묘 매장, 절화 매장, 분화 매장 등이 있다. 절화는 오전 1시부터 경매가 이루어진다. 전국 각지의 농가에서 꽃을 갖고 오면 도매상인들은 꽃 상태를 보고 구입한다. 산 꽃을 다듬고 진열한 후 판매가 시작된다. 싱싱한 꽃을 다양하게 보려면 경매가 있는 월, 수, 금 오전에 가는 것이 좋다.
해마다 두 번, 졸업식 때면 성균관로는 때아닌 꽃밭이 된다. 이만 원, 만오천 원, 아니 만 원. 그림자가 길어질수록 꽃집 주인들은 조급해진다. “떨이요, 떨이” 평생 꽃을 사본 적이 없는 당신은 잠깐 고민하다가 빨간 장미와 하얀 안개꽃이 무성한 꽃다발을 고른다. 그렇게 산 꽃은 당신의 손에서 졸업생 선배의 손으로. “아빠, 이거 잠깐만.” 선배의 손에서 아버님의 손으로. “당신 이것 좀 들고 있어 봐.” 아버님의 손에서 어머님의 손으로. 끝내는 다른 여러 꽃과 섞여 기억 속에서 지워진다. 꽃밭은 6개월 뒤에나 다시 돌아올 것이다.
벚꽃조차 떨어지고 여름이 시작되는 5월, ‘샤넬’의 패션쇼에 한복을 오마주로 한 옷이 런웨이에 올랐다. 늘 유행을 앞서나갔던 샤넬이지만 이번엔 좀 늦었다. 한국 누리꾼의 인스타그램에서 ‘#한복’과 ‘#일상’이 붙어있는 걸 보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명절 때나 입는 옷이었던 한복은 레드카펫으로, 또 거리로 점차 그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한복을 직접 입어볼 수 있는 한복 카페가 등장하는가 한편, 민속마을 내 한복대여소의 수도 많아졌다.한복 관련 동호회도 늘었다. ‘한복놀이단’도 그 중 하나다. 정부지원 민간사업단체인 한복놀
진시(오전 7시~9시)내가 한국인이긴 했던 걸까‘이거 왜 이렇게 생긴 거지.’ 당황했다. 내가 알던 한복치마는 앞으로 팔을 끼워서 뒤에 달린 지퍼를 잠그면 됐던 것 같은데 이건 온통 끈뿐이었다. 허리에 묶으니 치마가 질질 끌린다. 가슴 위로 올려서 묶어봤다. 여전히 치마는 바닥을 쓸었고 옷 태가 살지 않았다. 내 키는 166. 여자로서 작은 키는 아니다. 인터넷에 도움을 청했다. 왼쪽의 치맛자락은 안으로 넣고 오른쪽 치맛자락은 바깥을 감싸게 해 끈으로 몸을 둘러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로 빼 매듭을 지으면 된단다. 맞는 것 같다. 치마
1. 방학 때 제주도를 갔다가 탄, 송아영(신방 12) “토요일인데 학교는 왜 오셨어요?”“학교 언론고시반 예필재에서 하는 특강 들으러 왔어요. tvN 담당 PD분이 강의했는데 재밌었어요. 이번 학기에 예필재 학생 모집하면 지원해보려고요. 성대신문도 2학년 때 들어가려 했었는데 다른 일이 있어서 못했어요. 아, 저도 전공 수업에서 인터뷰해야 하는데 기자님 해도 될까요? 서로 돕고 살아요~”2. 예쁜 것보다 멋있는 게 더 중요한, 송혜슬(건축 15)“작년에 키우던 거북이가 죽었어요. 이름이 ‘돌쇠’였어요. 고등학교 1
전국민을 예술인으로 만들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택한 방식은 인터뷰다. ‘휴먼즈 오브’가 당신도 주인공이라고 위로한다면 ‘디아티스트’는 당신의 삶이 곧 예술이라고 칭찬한다. 디아티스트 매거진의 편집장 김혜인 씨를 만나고 왔다.디아티스트 매거진에 대해 소개해달라.디아티스트 매거진은 작년 10월에 창간한 잡지로 6달에 한 번 나오고 있다. 웹상에선 예술 전반에 대한 뉴스를, 매거진에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디아티스트 매거진은 크게 뉴스섹션과 칼럼섹션과 인터뷰섹션으로 나뉘며 인터뷰섹션인 YOU=ART가 오프라인으로 발간됐다.
'휴먼즈 오브'의 시작2010년 8월 뉴욕, 이상한 사진가 한 명이 거리에서 사람들을 붙잡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브랜든 스탠턴, 역사학을 전공한 그는 실패한 채권투자자였다. 사진과 뉴욕을 사랑하던 그는 매일 거리를 쏘다니며 찍은 사람들의 사진을 페이스북과 *텀블러에 올렸다. 그의 인터뷰이는 ‘안젤리나 졸리’도 ‘오바마’도 아닌 그냥 슈퍼 아저씨와 빵집 아줌마였다. 이것이 ‘휴먼즈 오브 뉴욕’(이하 HONY)의 시작이다. HONY의 눈으로 본 뉴욕은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로 다채로우면서도 따뜻했다. 시작한 지 3년 만에 HON
브랜드 얼킨의 소개를 부탁한다.얼킨은 버려지는 미술작품을 이용해 크로스 백, 클러치 같은 제품을 만들고 이로 인한 수익금으로 신진 작가들을 지원하는 예술, 문화 기반의 브랜드다. 영문학을 전공했지만 원래 예술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차에 의상디자이너 두 사람을 만났고, 셋이서 뭔가 재밌는 일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데 뜻이 통했다. 미술학도의 작품들이 졸업전시 후에 대부분 버려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타까운 마음에 버려지는 그림을 활용할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성동 디자이너가 그림으로 가방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면서 얼킨을 설립했다
제4회 UAUS 페스티벌의 마지막 주인공은 서울시립대였다. 지난 6일 열린 시상식에서 심사위원단은 우승팀으로 서울시립대를 외쳤다. 서울시립대는 ‘서울, 지하철, 붐빔’이란 작품을 통해 서울의 출퇴근 시간, 정신없는 지하철 안을 표현했다. 서울시립대 건축학과 회장 박신영(이하 박) 씨와 서울시립대 UAUS 디자인팀장 조민규(이하 조) 씨를 만나 소감을 물었다. 시립대 UAUS 출품작에 대한 설명 부탁한다. 조: 'DDP, 서울을 입다'라는 주제에서 우리가 잡은 건 서울의 ‘러시아워’였다. 출퇴근 시간 서울의 지하철은 한정된 공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