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의 매 순간은 제품과 서비스, 공간과 콘텐츠, 지식과 아이디어를 소비하는 과정으로 채워지고 있다. 현대인들의 삶은 소비자로서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을 먹고, 입고, 쓰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정보를 찾고, 어디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지까지 소비의 영역에서 설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선택은 곧 그들이 추구하는 삶의 모습과 연결되어 있다. 어떠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지에 따라 소비자는 무엇인가를 선택하기도 하며, 반대로 어떤 제품이나 기업에 대해 거부의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소비자의 이러한 선택은 개인과 기업,
의사들이 질병을 치료할 때 수술을 하기도 하고 약을 처방하기도 하지만 공통적으로 의지하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인체의 자연치유 능력이다. 뼈가 부러져 석고 붕대를 하더라도 뼈가 다시 붙는 이유는 석고 붕대가 아닌 뼈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며, 넘어져 피부가 벗겨진 후 소독을 하고 반창고를 붙여도 다시 새살이 돋는 것은 반창고가 아닌 바로 피부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의 자가 치유 능력은 결국 우리 몸에 여러 종류의 줄기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평소에는 잠자듯 있다가 필요할
영화보다는 전시를, 영상보다는 실제 사물과 현상을 골똘히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기에, 살면서 헤아릴 수 없는 원고를 작성했음에도 영화평을 쓴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정하고 영화에 대해 한번 써보기로 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이라는 영화 때문이다. 원제는 으로 한국어 번역보다 훨씬 솔직하다. 말 그대로 ‘남의(이 버린) 것’을 취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한 학자의 칼럼은 지극히 ‘일본적인’ 이 영화의 핵심을 ‘포스트자본주의’나 전후 일본의 사회문제로 접근하였
뇌는 우리 몸에서 가장 복잡한 장기이다. 뇌 안 세포의 약 10%를 차지하는 뉴런만 해도 약 1000억 개이며, 이들은 100조 개의 연결을 맺으며 매우 복잡한 네트워크를 구성한다. 나아가 각 뉴런이 눈 깜박할 시간에 수십 개까지 전기신호를 만들어내는 것을 생각하면 뇌의 기능을 이해하는 것을 왜 인류의 마지막 난제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여러 곳에서 국가적인 과학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BRAIN initiative’는 새로운 뇌공학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사업으로 중심 과제로 뇌신호
지독한 여름이 지났다. 여름내 무성히 자란 풀과 나무 사이로 어느덧 쾌청한 바람이 스민다. 하늘은 이제 높고 푸르다.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진다. 이 가을에 친한 친구와 수다 떨며 걷기 좋은 “건축적인” 장소 5곳을 추려 독자들에게 추천 드리고자 한다.1. 서울(한양) 성곽길성곽길은 낙산길(동), 인왕산길(서), 남산길(남), 북악산길(북) 4개 코스가 있다. 이중에서 낙산길이 건축적으로 가장 아름답다. 낙산길은 동대문역사공원, 낙산공원, 혜화역을 관통하는 코스다. 오를 때는 푸른 하늘을 보고, 내려올 때는 짙은 숲을 보는 맛이 좋다
1976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앨터스 시 주택가의 차고. 대학을 중퇴한 스물한 살의 청년이 회사를 창업했다. 회사라고 해야 고작 개인용 컴퓨터 2대를 조립 생산하는 가내수공업 수준이었다. 곧이어 청년은 회로 기판 50개를 만들어 개당 500 달러씩 컴퓨터 상점에 납품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이 회사는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 회사는 날로 성장했다.1984년 1월엔 타사 제품과는 전혀 다른 컴퓨터를 세상에 내놓았다. 칙칙하고 검은 화면에 흔들리는 녹색 글자를 일일이 키보드로 쳐야만 작동하는 IBM 제품과는 달리 화면에 표시된 아이
미생물과 로봇은 여러 가지 공통점들이 있다. 여기서 로봇은 산업용 로봇으로 자동차 산업 및 흔히 알고 있는 기계 공장에서 단순 반복의 작업을 인간을 위해서 수행한다. 또한 인간이 접근하기 위험한 환경에서 로봇의 역할은 크다 할 수 있다. 한편, 미생물은 산업용 세균으로 원당 (미가공 설탕)을 발효하여 알코올을 생산하거나 가축용 필수아미노산을 생산하여, 식품 및 생명공학 산업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첫째, 미생물과 로봇은 24시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로봇은 전기에너지가 공급되는 조건에서, 전/후공정의 연결내용에 제약이 없는 한 쉬
“거짓말은 날아서 오고 진실은 그 뒤를 절뚝거리며 따라온다”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금언이 너무나 실감 나는 요즘이다. 우리 언론 현실은 어둡다. 가짜뉴스라는 황사가 온 나라를 뒤덮어서 뭐가 뭔지 알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물론 이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정통 저널리즘의 기억은 황색 언론의 바다에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와의 싸움은 언론의 역사만큼 길고도 깊다.1898년 2월 15일 저녁 무렵, 쿠바 하바나 항에 정박해 있던 미국 군함 메인함의 어마어마한 폭발로 260여 명의 미국인이 죽고 순식간에 침몰
“수학은 도대체 어디에 쓰이는 거예요?” 수학을 공부한다고 말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갑자기 이런 질문을 들으면 나도 언뜻 대답이 떠오르지는 않을 때가 많다. 질문 자체가 너무 광범위하기도 하거니와, (기계공학은 어디에 쓰는 거예요? 라고 질문해도 한마디로 대답하긴 힘들 거다.) 평소에 별로 생각해본 적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수학자들은 “이걸 어디에 쓰겠다”라는 생각보다는 그냥 본인의 흥미와 호기심을 따라 연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흔히 수학을 응용수학, 순수수학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곤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수학
얼마 전 서점에서 책 제목 하나가 눈에 띄었다. “신경 끄기의 기술 (부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보자마자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제목만으로도 이목을 끌겠구나 하는 생각이 우선 들었다. 2016년도 한국 성인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OECD 38개국 중 31위라고 한다. 하위권이다. 우리 모두 상당한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트레스, 그 원인이야 많다. 그 중 하나는 너무 많은 것들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데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신경 끄는 기술을 알려준다니 단박에 관심이 갔던 것이다. 또
몇 년 전 학생들이 선생님에게 묻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물어보기로 한 수업에 간 적이 있었다. 여러 질문 중 지금 직업이 자신이 정말 원하던 직업 혹은 꿈이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어떻게 찾게 되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본인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는 어려운 일이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재다능한 사람이 아니었던 나는 무엇이 싫은지 무엇을 못 하는지는 비교적 일찍 깨달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다고 달리 뾰족한 꿈은 없던 고등학교 시절의 나에게는 우주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한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고 매우 복잡하지만, 체계
요즘에 우리 학교 학생식당에서 식권을 구매하려면 종업원이 아니라 기계에서 사야 한다. 콜택시나 대리운전을 부를 때도 콜센터에 전화를 거는 대신에 스마트폰에서 앱을 작동시키면 알고리즘이 가까운 택시나 대리운전기사를 배정해준다. 증권 관련 인터넷 신문기사를 읽다 보면 로봇 기자가 작성한 기사가 발견된다. 그렇다면 지금 질문해보자. 식당 종업원, 콜센터 직원, 기자들의 일자리는 없어지고 있는 걸까? 더 나아가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선택하는 직업은 내가 정년퇴직할 때까지 안전하게 남아 있을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일자리가 사라지는 일은 오늘
화창한 봄날의 캠퍼스에는 새내기 대학생의 즐거운 웃음소리가 들립니다. 초중고 12년간 열심히 공부했고, 자랑스러운 우리 성균관대학교의 가족이 되었으니 행복한 대학 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습니다. 학과와 전공은 어떻게 선택하셨나요? 앞으로 4년간 배울 학문에 대하여 소신과 포부를 가지고 결정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저 역시 그랬고, 여러분들의 선배들 역시 그랬듯, 입학점수에 맞추어서, 좋아 보여서, 인기학과라서, 입시학원 선생님이 추천해 주어서 등이 아니었나요?대학에 와서 전공 공부를 하다 보면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적
2002년도부터 강의를 시작했으니 교육자로 지내온 세월이 벌써 16년째다. 16년째 같은 고민을 반복한다. 좋은 교육이란 과연 무엇일까? 아직도 고민 중이고 교육자로 존재하는 이상 계속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좋은 교육에 대한 답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겠지만 근래에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것을 통해 교육에 대한 소중한 깨달음을 하나 얻었기에 이 기회를 통해 다른 분들과 공유하고자 한다.필자는 삶의 목적을 찾으려 방황하다 보니 학업 기간도 길어졌고 결혼도 늦어졌으며 그만큼 아이도 늦게 낳았다. 40세에 낳은 큰딸이 올해 초등
성균관대학교 신문으로부터 글을 써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내 연구 주제를 설명하는 글을 써볼까 하고 잠깐 생각했다. 내가 지금 하는 연구에 대한 글은 쓰기 쉽다. 이미 써둔 원고가 많으니까. 하지만 내 연구에 대한 글을 쓸 기회는 많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이제 막 대학교를 졸업하고 연구를 시작하려는 학생들에게 무언가 작게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고 싶다. 대부분의 우리 학교 학생들처럼 나는 중고등학교, 대학교 때 성실히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수업 시간에 선생님, 교수님 말씀을 열심히 들었고, 시험 기간에는
나는 사회학입문을 가르친다. 벌써 9년째다. 강의가 열릴 3월 즈음이 되면 설렌다. 어떤 학생들이 들어올까? 내게 무엇을 기대할까? 올해 새롭게 조망해야 할 사회 이슈는 무엇인가? 학기 말에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하나 있다. 대학생활에 대한 자전적 에세이다. 주제는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 속에서 어떤 긴장과 갈등을 경험했는가’이다. 사실 나만의 이 전통은 내 지도교수로부터 배운 것이다. 석사과정 당시 지도교수였던 서울대 한상진 명예교수는 80년대를 시작으로 10년간 사회학개론 수업에서 같은 보고서를 요구했다. 공교롭게 내 학생들
기업가정신의 시대다. 실업, 불경기, 성장 정체의 해결책으로 누구나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한다. 고도성장기에는 넘치던 기업가정신이, 지금은 약해진 것이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는 소리까지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기업가정신을 살려야 하나? 전문가들의 답은 이렇다. 첫째, 기업가정신 교육을 해라. 둘째, 창업 자금을 지원해라. 셋째, 실패해도 격려해라. 넷째, 정부는 규제를 줄이고 지원해라. 요컨대 창의성이 풍부한 인재를 길러서, 자금을 지원하고, 칠전팔기하도록 사회가 도우면 된다는 것이다.실제로 이런 문제들이 너무 뚜렷하다 보니 의문을
지난 7월 중순 즈음 나는 사할린에 잠시 다녀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결정한 여행이지만, 마음먹고 나니 바빠졌다. 그때 안톤 체호프가 『사할린 섬』이라는 여행기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준비 중에 얻은 가장 큰 수확이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은 여행기라기보다는 시베리아, 특히 사할린에 대한 현지 실태조사 보고서에 가깝다. 시베리아와 사할린은 그 시절 러시아의 새로운 개척지였으며, 당대의 작가들은 낯선 변방에서 창작의 활력을 새로 얻는 꿈을 꾸곤 했다. 체호프도 심기일전을 위해 사모했던 조국의 변방으로 떠난다고 적는다.
루트번스타인 교수 부부가 쓴 「생각의 탄생」이란 책은 레오나르도 다빈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파블로 피카소, 마르셀 뒤샹, 리처드 파인먼, 버지니아 울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등과 같이 탁월한 창조성을 발휘한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생각의 방법을 정리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천재들의 공통적 발상법 중 하나로 현상을 ‘거꾸로’ 보는 것을 들고 있다.우리는 흔히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한다. 폴란드의 천문학자였던 코페르니쿠스는 당시 진리처럼 믿어왔던 천동설을 부정하고 지동설을 창시하여 근대 자연과
성대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유교경전이 언제, 어떻게 한반도에 전래되어 학습되고, 전파되었는지에 대하여 궁금증을 지녔을 것이다. 국사학계에서는 『삼국사기』의 소수림왕 2년 6월조에 “태학을 설립하고 자제를 교육하였다”라고 한 기록을 근거로 유교문화의 전래 시기를 고구려 소수림왕 2년(372)으로 소급시킴이 일반적이다. 우리의 사서(史書)에 기록된 것인 만큼 이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나, 다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실체적 증거가 있느냐가 문제로 지적될 수는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에 발굴된 목간(木簡)ㆍ금석문(金石文) 등의 1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