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프랑스의 랭스 지역에 있는 네오마 비즈니스 스쿨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다. 아는 불어라고는 봉쥬르와 메씨밖에 없고, 아는 장소라고는 파리밖에 없었는데도 프랑스를 선택했다. 더 정확히는 ‘잘 몰랐기에’ 프랑스를 선택했다. 한국에서의 삶에 지나치게 익숙해진 나를, 그럼에도 물음표만 가득 안고 버둥거리는 나를, ‘너 어떻게 하나 보자’는 심정으로 낯선 곳에 던졌다. 사는 곳을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면 비로소 나의 구부러진 물음표가 단단한 느낌표가 될 수 있을지 궁금했다.처음 학교에 갔던 국제 학생 환영의 날, 나는 내
필자는 OTT 서비스(over-the-top media service) 추천 영상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한다. 유튜브나 쿠팡플레이 같은 OTT 서비스에 들어가면 평소에 즐겨보는 푸바오 영상이나 한문철의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와 있다. 어떤 프로그램을 시청할지에 대한 고민 없이 내가 좋아하는 영상을 골라볼 수 있다는 점은 OTT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이다. 사실 우리가 매달 구독료를 내고 다양한 OTT 서비스를 구독하는 데에는 콘텐츠가 갖는 장점뿐만 아니라 사람의 심리를 역이용하는 마케팅 플롯이 숨어있다. 대부분의 OTT
‘공기가 맑은 곳에 집을 사지 마라’라는 말이 있다. 공기가 맑은 곳은 마땅한 인프라가 없어 재산으로서의 가치가 비교적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을 ‘재산’이 아닌 ‘낭만’의 관점으로 보는 건 어떨까? 사진 속 호숫가의 집처럼 장소의 고유한 특성을 간직하려는 낭만적인 집이 많아졌으면 한다.
이번 학기 자연과학대학 학생들이 주로 수강하는 강의를 맡았다. 자연대 학생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강의의 주된 목표다. 매주 인문학 분야의 외부 강연자가 강의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나도 강의를 학생들과 함께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있다. 물리학과의 익숙한 강의실 풍경을 떠올려본다. 수업의 대부분 시간 강의자는 화이트보드에 수많은 수식을 거의 쉴 틈도 없이 계속 적어나가고, 학생들은 귀로는 설명을 들으면서 손으로는 수식을 노트에 베껴 적느라 바쁘다. 물리학과 수업에서, 말하고 쓰는 쪽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지난 8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42개, 은메달 59개, 동메달 89개로 종합 성적 3위를 기록했다. 좋은 성적으로 메달을 따낸 종목과 선수들에게는 찬사가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졌던 수영에서는 14개 종목에서 6개의 금메달을 포함해 총 22개의 메달을 따냈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종목인 축구와 야구도, 처음으로 정식종목이 된 e스포츠도 금메달을 따내며 화제에 올랐다.한편 우리나라에는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서 남자 선수가 메달을 딸 때마다 따라오는 또 다
수많은 사회 문제가 범람하는 요즘 시기에 종종 ‘슈퍼 히어로’와 같은 영웅이 나타나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망상에 빠지곤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비단 필자뿐만은 아닐 것이다. 현대인들은 현실에 존재하는 각종 사회 부조리 및 갑질, 취업난 등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이러한 사회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인식 기저에 무의식적으로 점차 초능력자와 같은 영웅의 등장을 소망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사람들은 어떤 작품을 찾을까? 비록 작품 속이라 하더라도 주인공이 사회에서 각종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다 보면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
어두운 시간이 지나, 밝은 날이 올 거예요.
고백하건대,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외향적이지 않은 성격과 쉽게 지치는 체력 때문에 전혀 그렇게 보이지는 않겠지만, 저마다의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공감과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 것도 좋아한다. 더 다정한 말을 건네고 친절해지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당신의 하루가 조금 더 나아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성대신문의 기자가 되고자 한 것도 이 마음과 다르지 않다. 당신의 일상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을 써서 삶을 살아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
‘내 연인의 눈은 태양처럼 빛나지 않고입술은 산호처럼 붉지 않으며가슴은 눈처럼 희지 않고 거무죽죽하며남들의 머리가 금실이라면 그녀의 머리는 검은 실이다나는 붉고도 흰 장미는 본 적 있지만 그녀의 두 뺨에서 그런 장미를 본 적 없고그녀가 내뿜는 숨결에서보다 향수의 향기에서 기쁜 마음을 얻는다.나는 그녀의 음성을 사랑하지만 음악이 훨씬 듣기 즐겁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여신은 땅을 밟는 일이 없다는데 나의 여신 그녀는 씩씩하게 땅을 밟는다그러나 결단코 내 연인은 그 누구보다 특별하다 거짓 비유로 포장된 이들보다 더.’이 짧은 글은 셰익스
한국 오니까 좋아요? 미국이랑 비교하면 어때요? 올해, 오랜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하여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비교’를 “둘 이상의 사물을 견주어 서로 간의 유사점, 차이점, 일반 법칙 따위를 살피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하나의 사물을 파악할 때, 다른 비슷한 것과의 차이점과 유사점을 살펴보면 그 사물의 특성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할 수 있다. 이글에서는 내 짧은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에서의 일상과 한국 생활의 차이점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가장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거리감’에서 오는 차이다. 사람들 간의 거리
최근 선거나 유권자에 관한 보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키워드는 “무당층(無黨層)”이라는 단어이다. 무당층은 자신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유권자들을 의미한다.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 중 약 30%가 무당층에 속한다. 현재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 민주당 각각의 지지자 역시 30%를 웃돈다는 사실은 선거에서 무당층이 무시할 수 없는 비율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20대 응답자의 약 절반이 무당층이라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사실 소위 말하는 스윙 보터(Swing Voter)가 증가한다
2012년 한여름 피렌체에 머물 때 일이다. 서양 중세와 르네상스를 연구하다보니 피렌체는 들리지 않을 수 없는 곳이다.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관광명소 주변 시내 호텔들은 터무니없이 비싸다. 게다가 시끄럽다. 밤에는 술 취한 관광객들이 몰려다니고 노상 방뇨까지 일삼는 탓에 지린내가 코를 찌르기도 한다. 여름에는 특히 그렇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얻은 것이 버스를 타고 삼십 분 정도 가야 하는 시 외곽의 호텔이었다. 새로 지어서 에어컨 시원하고 방해하는 사람도 없는 곳, 주변에는 가볍게 배를 채울 음식점들이 있는 곳! 가격
에스카라 아티스트 라인업이 공개된 날 학우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인기 아이돌 그룹 뉴진스를 필두로 한 이번 축제의 라인업은 가히 ‘역대급’이라는 수식이 붙을 만큼 화려했다. 각종 SNS와 메신저, 커뮤니티에서도 에스카라의 라인업은 연일 화제였다. 축제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총학생회 SKKUP은 축제를 맞이해 진녹색 스포츠 유니폼 굿즈를 만들어 사전판매했다. 해당 굿즈는 예쁜 디자인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그중 몇몇 품목은 일찌감치 매진되기도 했다.우리 학교는 지난해 총학생회 Spring의 사업을 시작으로 진녹색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두 저자인 김하나와 황선우는 각자 1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1인 가구로 지내오던 중, 문득 새로운 형태의 삶이 필요함을 느낀다. 김하나는 이를 “고단함이 혼자 사는 삶의 가뿐함과 즐거움을 넘어섰다”고, 황선우는 “산 정상에서 하산하듯 자연스럽게 변했다”고 쓴다. 통념은 이를 결혼할 시기라 칭할 테지만 그들이 한 선택은 다르다. 공동명의로 아파트를 매입하고 긴 시간 쌓아올린 각자의 영역을 비우고 채워 넣으며 두 삶을 합친 것이다.약 10년 전 처음 만나 연을 이어온 그들은 종종 놀라울 만큼 꼭 들어맞
내가 바뀌면 다시금 가까워질 수 있으니까요.
취재후기를 쓰기 전 나에게 성대신문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생각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무엇인지 헷갈렸다. 처음 성대신문에 입사하기 위해 면접을 봤던 기억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들어가고 싶었던 단체는 정말 많았지만 나는 시도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단체는 면접과 시험을 봐야했기 때문이다. 면접과 시험이 자신이 없었고 어쩌면 그만큼 단체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렇게 나의 1학년 1학기는 빠르고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아무 탈 없이 대학에서의 첫 학기를 보낸 것은 어쩌면 다행이지만 그만
성대신문 1714호의 마지막 면을 장식한 기자는 취재 후기를 통해 기자의 역할은 현상을 목격하고 이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성대신문 1714호의 기사들은 수많은 ‘나무’를 목격하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며, 독자인 학우들에게 생각할 화두를 던져 ‘숲’을 조망했다. 먼저 2, 3면의 공약 점검 기사들이 그러하다. 우리 학교 자연과학 캠퍼스 학생자치기구들의 공약 이행 현황을 보기 쉽게 색깔별로 정리한 표가 눈에 띈다. 학생자치기구의 공약과 그 이행률을 상세히 짚어봄으로써 학교를 운영하는 학생자치기구의
새 학기가 시작되는 이맘때쯤 연구실 창문을 열어두면 생기 넘치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지며 나 또한 활력을 얻는다. 이처럼 삶에서 가장 빛나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우리 학생들은 한편으로 각자 많은 고민을 안고 있기도 할 것이다. 내가 학부생 당시에 겪었던 고민이 끊임없이 느껴졌던 것처럼 말이다. 아마 그때와 비슷하게 우리 학생들도 취업과 진로 문제가 가장 큰 고민거리로 자리할 것이다. 수험생에게 수능이 세상 전부로 보이는 것처럼, 우리가 지금 안고 있는 고민은 너무나도 크고 무겁게 느껴져 가끔 힘에 부칠 때가 있다. 5년
안녕! 나의 소중한 8년 지기 친구 이소야♥우리가 만난 지 벌써 8년이나 되었다니, 정말 시간 빠르다. 처음 다른 친구의 소개로 널 만났을 때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나. 우린 사물함이 있던 홈베이스에서 처음 만났는데, 네가 그 친구 뒤에서 숨어서 수줍어했던 게 아직도 떠올라. 그때 생각하면 너무 웃겨!! 그러고 나서 3학년 때 같은 반이 된 게 진짜 레전드였지. 너무 신기하잖아, 진짜 운명인가?했어. 처음엔 우리 둘 다 수줍어서 친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3학년 땐 진짜 베프로서 함께하지 않는 날이 없었던 것 같아! 그
우리의 몸은 해발 8,000미터 이상의 높이에서는 장시간 체류 시 살아남도록 설계되진 않았다. 그런 높이에서는 지표면 공기 중 산소량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산소가 희박하다. 또한 기압이 지표면에 비해 턱없이 낮은 탓에 여름에도 대기권의 열을 쉽게 흩어져 버리기 때문에 상상 이상으로 춥고, 바람을 막아 줄 것이 없어 수시로 불어오는 바람 또한 큰 위험이 된다. 만약 이런 곳에서 고립이 된다면 이들 조건 중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생명의 위협을 크게 받을 수 있다. 일단 산소 부족은 심장과 신경 체계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