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eber Y, 너와 나누던 대화들이 자주 생각나. 내가 스물이고 네가 스물하나이던 그때. 나에게 단단함보다는 유약함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던 그때. 우리는 반대편에 서서 서로를 바라보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했어. 그만큼 다른 점이 많았는데 공통점이었던 단 하나, 우리의 우정을 더욱 단단히 해주던 ‘책’. 단지 문학이 좋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모르고 신청했던 김학현 교수님의 문학 입문 수업. 수업이 끝나면 당연하단 듯이 향하던 도서관. 그때 너와 나는 책 취향이 아주 달랐는데, 너는 100번 대-주로 철학이나 심리학-의 서가에, 나의
2022년 11월 30일에 OpenAI에 의해서 발표된 ChatGPT는 두 달 만에 1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등 경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유려한 문장으로 소설과 시를 써주고 재무제표 분석, 여행계획 수립, 심지어 프로그래밍까지 자동으로 해 주는 등 실로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년간 글로벌 IT 기술을 주도해 온 구글은 매우 당황했고 급히 자사의 거대언어모델인 바드를 발표했으나 ChatGPT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능으로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직원이 불과 수백 명에 불과한 OpenAI가 구글을 압도하는
다시 찾아온 봄, 새 학기, 그리고 금잔디 문화제.누군가는 그리워할, 누군가는 익숙한, 누군가에게는 설렘과 낭만으로 가득할 이 순간을 누리고 있는 학생들.
민우는 바다를 좋아하는 소년으로, 바닷 속 생물들에 대한 지식이 많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바다 속에서 미스터리한 물고기를 만나게 된다. 그 물고기는 민우에게 "해저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문제를 해결해 주면, 보상을 줄게"라고 말한다. 민우는 미스터리한 물고기의 말을 믿고, 해저 세계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이상한 생명체와 함께 다양한 모험을 겪으며, 해저 세계에서 일어나는 큰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민우는 모든 문제들을 해결하고 보상으로 해저 세계의 생성의 비밀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때부터 민우는 새로운 문
누군가 답한다. “아니오.” 부정의 대답 앞에 놀라는 사람은 없다. 의문을 표하면 가지각색의 이유가 쏟아진다. 시끄러워서. 철이 없어서. 말을 안 들어서. 공감하는 사람이 반, 그리고 어떤 답을 내놓든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반이다. 사람들은 커피를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처럼 아이를 사랑하거나 미워한다. 교복을 입은 앳된 학생들조차 저보다 어린 아이를 싫어하고, 어른들은 더 쉽게 이들을 미워한다. 모르는 아이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는 간절한 외침은 이제 구닥다리 광고가 된 모양이다. 단순한 무관심을 넘어, 아이를 하나의 기호로 여
‘지금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원하는 대학에 가고 싶어 세 번째 수능을 준비하던 시절, 매일 같이 쓰던 스터디 플래너 한편에 눌러 쓴 문장이다. 대학 입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두고 쳇바퀴 돌아가듯 반복되는 일상을 살던 나에게 그 문장이 주는 무게감은 상당했다. 누군가는 4시간을 자도 지치지 않고 저렇게 열심인데, 나는 왜 6시간이나 자고도 이리 힘들어하나 스스로 다그친 순간도 많았다. 간절히 원하는 소중한 목표가 있다면 잠도 줄이는 게 당연했다. 노력하는 이의 모습은 분명 아름답다. 그 속에는 남들이 가히
예술이 매력적인 이유는 틀린 것은 없고 다른 것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림으로 생각해본다면 연필의 기울기, 세기, 그 마무리, 심지어 그을지 말지에 따라 그려지는 획은 다르다. 물론, 그만큼 내가 표현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위태로운 연필 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자신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그림의 매력에서 헤어 나올 수 없다. 새롭게 내딛는 한 획은 곧 작품에 숨을 불어 넣는 듯한 느낌이다. 머리카락 한 올, 쌍꺼풀 한 겹, 입술 주름 하나, 어두워지는 그림
지금은 밑바닥이 아닌 활주로 위의 시간
취재후기를 쓰기 위해 수습일기를 다시 읽는다. 수습을 거치며 내가 설정했던 목표가 얼마나 이뤄졌을지 확인한다. 당시에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었다는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무엇이 바뀌었는가.바뀐 것은 없다. 그저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해졌을 뿐이다. 기꺼이 시간을 내어 자신의 소중한 생각들을 한 학보사의 기자에게 나누는 다정함을 왜곡하고 싶지 않았다. 기사란 무엇인가를 고민할 때 누군가가 내게 해주었던 말을 기억한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담아내는 글이 기사라 했다.
여러분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인가요? 아마도 이 광범위한 질문에 대해서는 여러 답변이 가능하고, 그중에는 긍정적인 것들도 꽤 많을 터입니다. 이를테면 일본은 여전히 근사한 애니메이션과 만화와 게임을 만들어내는 곳이고, 여행하기 좋은 곳이라는. 그럼 질문을 좀 바꿔봅시다. 식민지 지배와 침략이라는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질문은 이미 자명한 답이 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거의 우문으로 보입니다.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일체의 반성도 하지 않으며 부인하고 심지어 날조하는 후안무치한 태도를
반도체 제품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로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한다. 메모리는 기성복, 시스템반도체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만드는 맞춤복에 비유할 수 있다. 시스템반도체에서 ‘시스템’의 의미는 ‘제품(셋트)’ 이다. 그러므로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가 고객이 된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65%정도를 차지 할 정도로 큰 규모다.본래 반도체 칩 개발은 반도체회사만의 전유물이었지만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설계와 제조의 분리가 가능해지고, 이때부터 반도체 설계는 시스템을 잘 아는 제품개발자가 직접 맡게 되고 반도체 회사는 칩을 제
“경제학이 무너지고 있다.” 교수님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이번 학기 첫 번째 수업 시간이었다. “인공지능이 수많은 경제학적 사실들을 도출해내고 있다. 그런데 그걸 이해하고 해석하려는 시도가 턱없이 부족하다.” 시작부터 이렇게 비관적이라니. 이제 막 마스크를 벗고 캠퍼스의 봄을 느끼려던 참이었는데 말이다.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성대신문 1706호 역시 학술면을 넘어 여론면에서도 챗GPT에 관한 논의를 이어갔다. 기술에 대한 놀라움, 글쓰기와 윤리에 관한 고민 등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 있었다. 하나는 확실했다. 인공지능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