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았다. 매일 혹은 적어도 격일에 한번은 글과 사진을 업데이트 해 주고 웃긴 것, 충격적인 것이 있으면 부지런히 퍼다 나르고 추천해야 하며 지인들의 공간에도 꾸준히 방문해 눈도장을 찍어줘야 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SNS 이야기다. 필자는 SNS와는 거리가 멀었다. 미니홈피든 트위터든 일단 계정을 만들고 처음에만 반짝 하다가 이내 질려 유령 회원이
한 고사성어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다. 중국 전국시대의 명의로 잘 알려진 편작(扁鵲)과 채(蔡)나라 환공(桓公)의 일이었다. 하루는 편작이 환공의 피부병을 보고 증세가 심해질 것이니 속히 치료하라 충고했다. 하지만 환공은 자신에겐 병이 없다며 무시했다.열흘 뒤 편작은 다시 환공을 찾아가 이번에는 병이 살 속까지 퍼졌다 진단했다. 서둘러 치료하지 않으면 더 심
접 설립한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그룹인 ‘미디어세트’와 국영방송들은 세계적 조롱 속에서도 꿋꿋이 의리를 지켰다. 방송에서는 총리의 성추문을 두고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발언까지 나왔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수많은 비판적 언론인들이 해직당하고 좌천됐다. 다름아닌 국영방송 라이(Rai)의 얘기다.그가 집권한 뒤
확성기와 앰프 소리가 요란하다. 굳이 창밖을 내다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매년 치러지면서도 매년 관심이 갈 수밖에 없는 학내 선거철이 다가온 것이다. 작게는 학과 학생회장 선거부터 단과대 학생회까지 시끌시끌하다. 취재를 하다보면 이를 두고 귀찮다거나 너무 시끄럽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들려온다. 굳이 취재랍시고 돌아다니지 않더라도 그 정도 의견은 어디서도
1938년생. 어릴 때부터 그를 키웠던 할아버지는 어느 겨울에 노루를 잡아왔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노루의 피를 바가지에 받아 손자에게 억지로 떠먹이니 손자는 당연하게도 안 먹겠다 버텼다. 그러나 힘이 장사라고 소문났던 그의 할아버지는 기어코 그 피를 손자에게 다 먹이고서야 웃음을 지었다.그 피가 예순이 가까운 나이까지 강골과 완력으로 젊은
쌉싸름하다, 흙담, 나래, 내음, 손주, 어리숙하다, 걸리적거리다, 끄적거리다, 바둥바둥, 아웅다웅, 야멸차다.‘자장면’이 ‘짜장면’으로 바뀌면서 같이 바뀐 39개 단어들 중 일부다. 국립국어원은 그 동안 실제 언어생활에서 많이 사용돼 왔지만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한 단어들의 규정을 바꿨다. 짜장면의 경우 이런 단어
나쁜 언론의 대명사 ‘황색언론’이란 단어를 만든 사람은 누굴까? 단어 자체는 19세기 말, <뉴욕 프레스>지의 편집국장 어빈 워드맨이 만들었다.당시 ‘황색언론’의 당사자는 ‘신문왕’, 지금은 사라진 <뉴욕 월드>지의 사주였던 조지프 퓰리처다. 처음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은
현재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구글은 지난 1998년에 탄생했다. 속칭 ‘파란 화면’으로 악명을 떨치던 윈도우즈98이 태어난 해와 같다. 역사의 한 획을 긋게 될 이 회사의 사훈(社訓)은 마땅한 아이디어가 없어 그로부터 3년 후인 2001년에나 정해진다. 창업 후 기반 다지기에도 벅찼던 이 회사의 임직원들은 창업자 레
곧개강을 앞둔 캠퍼스의 모습이 심상치 않다. 방중임에도 교직원들은 어느 때보다도 정신이 없어 보인다. 지친 모습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다. 인사캠 뒷산 너머에서 온 감사원의 감사관 때문이다.지난 8일부터 4주째를 맞는 이번 감사는 사상 유례가 없는 감사라며 시작 전부터 큰 논란이 됐다. 전국 66개 대학을 대상으로 감사원 인력만 399명이 동원됐다. 교육과
6호 태풍 ‘망온’은 결국 일본에 상륙했다. 여기 서울은 몇 주 동안이나 비가 오다 최근에는 더워 죽을 지경이다. 반면 같은 시각 일본에서는 큰 피해 소식이 친구를 통해 들어오고 있다. 지난 5호 태풍이 우리나라를 뚫고 지나갈 때는 일본으로 본의 아니게 피신한 꼴이 됐다. 올해엔 태풍을 겪지 않아서일까? 정말 남 얘기하듯 태풍을 말한다
지난 금요일 밤, 광화문. 저녁 8시를 조금 넘긴 시간.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KT 앞을 가득 채웠다. 저마다 촛불을 들었다. 의경들이 곳곳에 둘러 있었다. 사람들은 이날 1천 명이 됐다. 연행된 대학생들을 위한 모금은 불과 몇 분 사이에 1백만 원을 넘었다. 파워 트위터리안 모임 날라리 외부세력 선배부대와 시민, 인터넷카페에서 제공해 준 치
20대 세대론에 대해 쓰고 싶었다.2008년 우석훈, 박권일이 책 『88만원세대』를 출간하면서 20대가 처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상황들에 대한 논의가 일었다.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상상을 초월하는 취업난, 경제위기, 20대의 정치적 무력감 등에 대한 각종 우려에서 시작한 ‘20대’라는 세대 자체에 대한 담론은 비단 각종
절대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것을 잡고 있을 때, 무심코 손에 힘을 준다. 그것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커질수록 손에 든 힘도 점점 세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정신 차리고 보면, 내가 무엇 때문에 손에 힘을 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대신 너무 꽉 쥐었던 손이 ‘아프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를 놓아버리는
카이스트의 이른바 징벌적 수업료가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4명의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했으며,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카이스트의 학풍과 제도는 어느샌가 지탄의 대상이 됐다.시작부터 위험했다. 학점 3.0에 미치지 못하면 0.01점당 6만 3천 원 씩 수업료를 더 내야만 하는 제도. 상대평가를 기반으로 하는 대학의 현실에서 ‘너&r
너무 피곤한 날. 그래서 너무도 자고 싶던 날. 그렇지만 잠은 내게 허락되지 않은 날. 친구에게 문자를 보냈다. “ㅈㄱㅅㄷ”이라고.1. 자고 싶다.시작은 “자고 싶다”였다. 자고 싶었으니깐. 잠을 못 잤으니깐. 요새 마음 놓고 푹 잔적이 있었나. 잠을 안 자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늘 쫓기는 꿈에 시달리다 깬다. 잠
우리말 ‘표준어규정’ 제1장 총칙 제1항. ‘표준어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TV 속 아나운서들,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을 짚어내며 청아한 소리를 낸다. 그럴 때마다 교양 있다는 현대 서울말에 사로잡혔다. 서울에 대한 동경은 여기에서 시작된 것 같다. 사투리 속에 파묻힌 일
1천 5백이라는 숫자가 어느새 찾아왔습니다. 한 주 한 주 신문을 만들면서 갈수록 숫자가 높아지는 것은 느꼈지만 1500호를 맞이하게 되니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1천 5백번의 신문을 제작하며 성대신문사는 60년에 이르는 세월을 보냈고, 계속해서 신문을 만들어 가겠지요. 1천 5백이라고 해서 거창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성대신문사는 학우
“자연스럽게”나는 말한다. 대단한 형용사라도 되는 양 늘 입에 달고 산다. 머리를 자를 때나 사진을 찍을 때도. 옷을 입을 때도 ‘자연스럽게’를 반복한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도 자연스럽고자 노력했고 어떠한 일을 시작할 때도 자연스러운 끝을 꿈꿨다. 심지어 남자친구와 헤어질 때도 “뭐, 자연스럽게&r
나라는 청춘이 한 살을 더 먹었다. 한 살, 한 살, 먹어갈 수록 언젠가는 소멸하고 말 청춘의 무게도 짐짓 무거워진다. 몸은 원래 무거웠다 치고, 마음의 무게가 늘어나는 것이다. 새삼 우리네 모든 먹는 행위가 새롭다. 그러다 갑작스레 ‘먹다’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뜻이 한 20가지 되나보다. 우리가 자주 쓰는 몇 가지 의미를 간추려보니
학점이 좋든 좋지 않든 성적공시가 되는 순간, 평점을 확인하려 페이지를 여는 마음은 성대생 모두 같을 것이다. 본인이 지난 학기를 어떻게 보냈던지 좋은 성적을 받길 바라는 심정이 아닐까. 그리곤 이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며 뻔뻔하게 성적에 이의제기를 해본다. 하지만 1년 전 한 교양과목은 정말 낮은 성적에도 필자를 그 성적에 만족하게 만들어버렸다. 우리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