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사람과 마주친다. 옆 사람이 하품하면 자신도 모르게 하품을 하고, 누군가 웃는 모습을 보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진다. 이는 가상 속 인물과 마주할 때도 마찬가지다. 드라마나 영화 속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면 자신이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이러한 현상을 신경과학자 지아코모 리조라티는 과학적 접근을 통해 밝혀
차윤선 기자 yoonsun@skkuw.com 요즘 다들 인문학의 위기라고 말하지만 사실 지금처럼 좋은 연구 환경은 없었어요. 이렇게 환경이 구축됐는데도 인문학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인문학자의 위기라고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새로운 인문학의 패러다임을 연구하고 그것을 실천적 활동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생각에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인문치료학이
1995년, 미국의 사회비평가이자 작가인 얼 쇼리스는 뉴욕의 한 교도소에서 8년 넘게 복역 중인 여인에게 물었다. “당신은 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라고. 이에 대해 그녀는 “우리가 가난한 건 우리에게는 정신적 삶이 없기 때문이다”고 답한다. 의외의 대답에 놀란 쇼리스가 “정신적 삶이 무엇인가?”라고 되묻자 그녀는 “저기 저곳에 있는 극장과 연주회, 박물관, 강연같이 시내 중심가 사람들이 누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영감을 얻은 얼 쇼리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황폐해진 정신을 추스를
저녁 7시, 이름만 들어선 낯선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의 미로』 강의가 시작될 무렵이다. 수강생들은 한 손에는 커피 한 잔, 다른 손에는 제목으로 보아 언뜻 묵직해 보이는 책을 들고 강의실에 들어선다. 사랑과 죽음이라는 두 화두의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수강생들의 눈에선 진지한 학구열이 엿보였다. 윤이삭 기자 hentol@skkuw.com ‘
유난히 무더웠던 7월의 어느 날, 습한 공기와 마주하며 덕수궁 옆 돌담길을 지나 서울시립미술관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열리고 있는 『만 레이와 그의 친구들의 사진展』에서는 만 레이와 그의 예술적 위업을 이어받은 국내외 현대 예술가들 50여 명의 다양한 사진이 전시되고 있었다. 사진전을 찾은 이유는 사진을 정말 제대로 감상하고 싶어서였다. 사진은 그림과 달리
찰칵. 카메라 셔터음이 울리는 동시에 순간의 찰나가 기록된다. 카메라에 포착된 시간은 뷰파인더에 갇혀 상징적인 ‘죽음’을 맞이하지만, 이 죽음은 사진 속에서 다시 태어나 이내 영원한 삶을 얻는다. 사진 속에 담긴 피사물이 지금은 부재하지만, 그것이 ‘존재했음’을 뜻하는 사진의 노에마(Noema)가 실현되는 순간이다.이렇게 사진은 단순히 과거를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사진의 구도, 기술적인 측면만을 가지고 사진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작업이 아닌 것이다. 여기 20세기 후반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그의
때는 X월 X일. 이 날은 한 역사적인 사건이 N주년을 맞이하는 기념비적인 날이다. N주년을 맞이해 정치권과 각종 단체에서는 기념행사를 마련하며, 누리꾼들은 인터넷 게시판에서 행사시행의 시비를 두고 갑을논박을 펼친다. 일부 언론은 특정한 목표를 위해 이러한 상황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 같이 한 의미 있는 역사적 사건이 악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미래를
어느 날 오후 5시. 서울 명동거리 한복판에서 마이클 잭슨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갑자기 어떤 한 사람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더니, 이어서 약속이라도 한 듯 다른 사람들도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내 춤을 추는 사람은 수십 명에서 수백 명으로 늘어난다. 노래가 끝나면 이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아무렇지 않게 길을 걷는다. 이 퍼포먼스는 최근 국내뿐만 아니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자아’는 중요하다. 자아를 통해 인간은 정체성을 확립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드러낼 수 있다. 특히 개인의 의사와 권리가 중시되는 현대사회에서 자아는 그 가치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경제 분야에서도 이 같은 현실이 반영돼 에고노믹스(Egonomics)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에고노믹스란 자아를 뜻하는 Ego와 정
소위 상류층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여가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며 흔히 우린 ‘노는 물이 다르다’고 한다. 단순히 가진 돈이 많은 것뿐만 아니라 그들이 소비하는 상품과 문화생활, 소비 수준 등이 일반인들과 다르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그들에게서 넘을 수 없는 벽의 존재를 느끼는데, 실제로 상류층은 자신의 모습을 과시하기 위해 상품을
우리는 스스로 자신에게 묻는다. ‘노동(勞動)’을 통해 흘리는 나의 땀 한 방울이 희망을 의미하는지, 고됨을 의미하는지. 노동은 우리의 삶에 이미 깊숙이 파고들어 분리할 수 없는 보편적인 현상이자 행위이다. 노동은 인간의 생존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동시에 개인의 꿈, 목표, 사회적 지위 등 다양한 측면을 드러낸다. 이처럼 인간의 삶
길들여진다는 것, 어떤 일에 익숙해져버린다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다. 오늘날 대학생이 무언가에 길들여졌다면, 그 무언가는 바로 주입식 대학수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언제부턴가 대학생은 교수의 말만 받아 적고 달달 외우기만 하면 되는, 소위 학점 잘 딸 수 있는 쉬운 과목을 선호하고 있다. 지금 이들에게 남은 건 과연 무엇인가? 아니, 이들이 잃은 건 과
앞서 말했듯 위에 제시된 인물들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만으로 세계 그 누구와도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됐다. 여기서 말하는 경쟁력은 단순히 그들의 상품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뿐만이 아니다. 그동안 인간이 이루지 못했던 불가능한 일들을 가능하게 만든 아이디어는 이제 그들의 말 한 마디와 작은 생각 하나마저도 세상이 주목하게 만들었다. 즉, 이들의 생각으로 탄생한 발명품은 세계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및 정치 분야 등 여러 부문에서 그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두뇌운동이 가장 활발한 대학생 시기의 발명
얼마 전 한 개그 프로그램에 ‘뿌레땅 뿌르국’이라는 코너가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코미디언 세 명이 무인도에 나라를 만들어 익살스럽게 이끌어가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재미를 느끼기도 하면서 ‘나도 나만의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국가가 존재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이는 바로 현
펜은 칼보다 강하다, 에밀 졸라 때는 1894년.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는 독일대사관에 프랑스의 군사정보를 팔았다는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는다. 내통한 비밀서류의 글씨체가 드레퓌스의 것과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스파이로 지목된 것이다. 다행히도 에밀 졸라를 비롯한 드레퓌스 지지파들의 투쟁으로 그는 억울한 누명을 벗을 수 있었다. 드레퓌스 사건을 운운할 때마다 항상 거론되는 인물은 단연 에밀 졸라다. 그는 신문 지에 ‘나는 고발한다!’라는 기사를 기고하여 드레퓌스 사건에 대해 폭로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가 드레퓌스의
동서의학은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상호보완을 통해 각각의 한계점을 극복한 ‘제 3의학’ 또는 ‘신(新)의학’이라 불린다. 이러한 동서의학에 관한 다양한 연구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동서의학연구소. 1971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국제학술대회 개최 △세계보건기구(WHO) 전통의학연구협력센터로 지정 △임상연구를 통한 신약
고대 중국으로부터 오랜 세월 내려온 한의학 및 동양의학이 환자 진료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조선 말, 다양한 서구문물과 함께 서양의 의학기술도 조선에 상륙했다. 역사상 서양의학이 처음으로 기록에 등장한 것은 지석영이 우두법을 도입한 사건이다. 천연두 환자의 고름을 이용해 일종의 예방접종을 실시하던 조선인들에게 병에 걸린 소의 고름을 사용하는 우두법은 당시 충격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우두법이 천연두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자 이는 조선 팔도 널리 퍼져나갔으며 동시에 서양에서 유입된 의학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게 됐다. 갑신정변이